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현대모비스와 전자랜드의 베테랑 장내 아나운서의 대결도 그 어느 때보다 불꽃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김준원 씨(50)와 전자랜드 함석훈 씨(52)는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 처음 마이크를 잡기 시작한 원조 멤버다.
기업 행사 진행자였던 김 씨는 현대모비스 전신인 기아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다. KBS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이병헌, 손현주 등과 동기인 함 씨는 나래(현 DB)를 시작으로 전자랜드의 전신인 신세기와 SK빅스를 거쳐 현재까지 코트를 지키고 있다. 함 씨는 유재학 감독이 전자랜드 첫 4강을 이끌었던 2004년 기억도 생생하다.
경기 진행과 상황 설명 등이 이들의 주 업무이지만 팔이 안으로 굽듯 홈팀 사랑이 뜨거웠다.
김 씨는 “현대모비스가 10번째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저력과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답게 5차전 정도에서 끝낼 것 같다”고 했다. 함 씨는 “전자랜드가 그동안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좌절하면서 유도훈 감독과 쓴 소주를 들이켠 적도 많다. 처음 챔프전에 올라온 만큼 7차전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꼭 정상에 설 것이다”고 말했다.
10개 구단 장내 아나운서 가운데 최고 경력 소유자답게 예리한 분석도 내놓았다.
“정규리그에서는 1승 5패로 뒤졌지만 이젠 단기전이다. 전자랜드 포워드 라인은 젊고 강하다. 강상재가 한층 성숙해졌다. 찰스 로드가 라건아를 잘 막았다. 쇼터가 흔들고 다니는 걸 봉쇄해야 한다.”(함석훈 씨)
“유재학 감독의 전술을 믿는다. 이대성 역할이 중요한데 패기가 넘치다 보니 실수가 나오는 부분도 있다. 양동근과 함지훈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김준원 씨)
코트에서 청춘을 보낸 뒤 50대에 접어든 두 장내 아나운서는 평소 선수, 프런트와 가족처럼 지낸다. 두 사람 모두 “힘든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에 다 같이 웃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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