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마힌드라 고엔카 대표 “쌍용車, 한국서 원만한 노사관계 대표사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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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증가따라 해고자 우선고용, 외압으로 고용시기 앞당기면 위험
3, 4년간 1조3000억 R&D투자… 내년 출시할 전기車 테스트 진행중


“쌍용자동차는 이제 한국에서 원만한 노사 관계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만난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마힌드라 대표(사진)는 쌍용차가 모범이 될 만한 노사 관계를 구축하고 만족스러운 성장을 이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인도를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는 쌍용차의 대주주로 고엔카 대표는 쌍용차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차는 꾸준히 실적이 회복되면서 지난해 15년 만에 내수 시장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와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등이 선전한 덕분이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2013년 무급휴직자 복직에 이어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복직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1~6월) 중에도 남아있던 40%의 해고자를 복직시키면서 119명 해고자가 모두 복직하게 된다. 2009년 쌍용차의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 복직의사가 있는 해고자 전원이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엔카 대표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때 휴직자와 퇴직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했다. ‘복직을 위한 복직’이 아니라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일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인수 이후 쌍용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에 회사를 떠났던 근로자가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2013년 마힌드라그룹 자동차 및 농기계 부문 사장 자격으로 한국 국회를 찾았을 때도 고엔카 대표는 “정치적인 외압으로 추가 인력 고용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쌍용차를 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불법파업으로 인한 해고자 복직에 대한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쌍용차에서는 매년 합리적으로 노사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인수 이후에 한번도 파업이 없었다”며 “인수 전부터 진행됐던 소송을 포함해 모든 노사 문제가 이제 해결됐다는 점을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엔카 대표는 앞으로 3, 4년간 쌍용차에서 1조3000억 원가량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쌍용차의 차량 라인업이 많이 탄탄해졌지만 최근 완성차 시장은 더 자주 신차를 내놓아야 하고 첨단 기술과 친환경 기술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년 3000억 원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1조3000억 원은 마힌드라의 직접 투자뿐 아니라 쌍용차의 자체 자금과 외부 투자를 포함한 금액이다.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마힌드라는 최근 LG화학, 만도 등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엔카 대표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엔카 대표는 “쌍용차가 내년쯤 출시할 예정인 첫 전기차에 대한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2, 3년간은 쌍용차의 내연기관 모델을 꾸준히 전기차로 전환해서 출시하고 3, 4년 뒤에는 전기차 전용 차량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완성차 시장이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마힌드라는 티볼리의 플랫폼을 공유한 ‘XUV300’과 쌍용차의 대형 SUV G4 렉스턴을 인도에서 출시했다. 고엔카 대표는 “현재 세계 5위권인 인도 완성차 시장은 10년 안에 3위권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쌍용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기업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쌍용차#마힌드라 고엔카 대표#노사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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