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반쪽 최고위… ‘손학규 사퇴’ 싸고 내분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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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보이콧, 손학규 대표 체제 무력화 나서
손학규 “黨, 끝까지 지킬것” 사퇴 일축… 黨일각 ‘평화당과 신당’ 목소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4·3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갈등이 폭발했다. 당내 보수성향 인사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거론했으며 또 다른 측에서는 “서로 갈라서자“라는 발언까지 언급됐다.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4·3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갈등이 폭발했다. 당내 보수성향 인사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거론했으며 또 다른 측에서는 “서로 갈라서자“라는 발언까지 언급됐다. News1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옛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면서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보궐선거 참패로 5일 의원총회에서 이미 “갈라서자”는 말까지 나온 데다 민주평화당과의 신당 창당설, 안철수 전 대표 조기 귀국설 등 다양한 정계개편론이 분출되면서 당 안팎이 어수선하다.

8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 대상자 7명 중 손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2명만 참석했다. 하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 비공개 회의 때 손 대표와 만나 ‘대표직을 사퇴하거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손 대표가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으로 가려고 하느냐’ ‘당을 깨자’ 등의 발언으로 (사퇴 요구를) 덮으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급이자 해당 행위”라며 최고위 무기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족수 미달로 ‘식물 최고위’를 만들어 손 대표 체제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정책위의장(최고위원 겸임)과 김수민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손 대표는 “지금 당 대표를 그만두면 누가 할 것인가”라며 사퇴 불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욕심이 없다.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 다 안다”며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다시 가서 통합한다고 하겠나? 그건 용납 못한다. 바른미래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일각의 신당 창당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양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을 주축으로 민주당 한국당 무소속 의원 중 일부까지도 아우르는 ‘빅텐트’를 치자는 것. 그러나 현실적으론 일부 호남 의원들만 참여할 가능성이 높고 6월 조기 귀국설이 나오고 있는 안 전 대표가 빠지면 ‘빅 텐트’보다는 ‘빈 텐트’가 될 우려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단 평화당은 다음 달 원내대표 선거 때까지 바른미래당 상황을 지켜보며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 여부를 천천히 논의할 계획이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9일 의원총회에서 교섭단체 구성을 결정하기로 했으나 만장일치가 어려워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고 했다. 평화당 관계자는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 급할 게 없다”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이 지도부를 둘러싼 내홍을 겪으면서 선거제 개편 등 패스트트랙 논의는 더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기소권·수사권 분리 여부를 두고 지난달부터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최고야 best@donga.com·강성휘 기자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최고위회의#손학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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