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역할에 대한 국민기대 줄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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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제63회 신문의 날 축사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축하연에서 참석자들과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문 대통령, 김종구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협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축하연에서 참석자들과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 문 대통령, 김종구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협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신문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전통적인 신문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축하연에 참석해 “(신문은) 국민과 국가의 힘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신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신문의 역할과 관련해 “뉴스를 이용하는 공간은 인터넷이지만,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신문사들이 제공하는 뉴스를 읽고 있다”고 말한 뒤 “신문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정하고 다양한 시각을 기초로 한 비판, 국민 입장에서 제기하는 의제 설정은 정부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민만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에서 신문은 새로운 시대를 만나는 일이었다”며 “한 장의 사진, 한 줄의 기사에 담긴 신문인의 양심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1936년 동아일보는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했다”며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독립 의지를 북돋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부산일보의 김주열 열사 사진 보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의 공동 사표,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등을 언급하며 “언론의 자유는 결코 쉽게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을 압수하거나 정간, 폐간시키는 일제와 싸웠고 보도지침이라는 이름으로 기사에 빨간 줄을 죽죽 그었던 독재와 싸웠다”며 “신문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고, 진실과 정의의 편에서 신문인의 양심을 지켜온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文대통령이 언급한 ‘진실과 정의의 신문 역사’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한 동아일보, 1960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의 사진을 보도한 부산일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의 공동 사표.(왼쪽부터) 동아일보DB
文대통령이 언급한 ‘진실과 정의의 신문 역사’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한 동아일보, 1960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의 사진을 보도한 부산일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의 공동 사표.(왼쪽부터) 동아일보DB
문 대통령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관련해선 “발전하는 정보통신 환경은 정보 유통 속도를 높여줬지만 동시에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며 “이는 신문과 신문인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는 것 같지 않다. 신문이 극복해야 할 대내외적 도전도 여전하다”고 말한 뒤 “신문이 힘없는 사람, 소외된 사람을 대변할 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다.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종구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민병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은 환영사에서 “미디어시장이 사이비 유사언론과 가짜뉴스로 오염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신문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신문이 구독료 소득공제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문은 우리 사회가 소중히 키워가야 할 국가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신문 역할#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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