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韓선박, 동중국해 수차례 드나들어…루니스호와 운영사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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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4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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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파이어니어’호, 대북 불법 환적 연루 가능성
北선박에 정제유 건넨 혐의…7개월째 한국 정부에 억류

지난해 4월 8일부터 17일 사이 ‘피 파이어니어 ’ 호의 항적. (VOA)© 뉴스1
지난해 4월 8일부터 17일 사이 ‘피 파이어니어 ’ 호의 항적. (VOA)© 뉴스1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석유를 환적한 혐의로 7개월째 한국 정부에 억류 중인 ‘피 파이어니어’호가 억류 전 수차례 동중국해에 머물다 한국으로 되돌아 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소리(VOA)가 4일 보도했다.

동중국해 일대는 최근 미국 정부가 대북 해상거래 주의보에 주요 환적지로 지적한 곳으로, 이 같은 동선은 해당 선박이 불법 환적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VOA는 전했다.

특히 해당 선박은 목적지를 허위로 기재하고 한 달이나 공해상에 떠 있던 적도 있었는데, 앞서 환적 의심 선박으로 지목된 ‘루니스’ 호와 운영한 회사와 항적 모두 동일했다.

VOA는 마린트래픽을 통해 피 파이어니어호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억류 시점인 10월 사이 항적을 살펴본 결과, 해당 선박이 5차례 이상 동중국해 공해상에 오랜 기간 머물렀다고 전했다.

마린트래픽과 해양수산부의 선박 입출항 자료에 따르면 피 파이어니어 호는 지난해 4월8일 한국 여천항을 출항하면서 목적지를 싱가포르로 신고했다. 이후 11일 동중국해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신호를 보내고 추가 신호를 보내지 않다가 16일 남해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뒤 같은 날 부산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31일부터 8월 25일 사이 ‘피 파이어니어 ’ 호의 항적. 출항 당시 기록한 목적지 베트남이 아닌 미얀마와 싱가포르에 기항한 것을 알 수 있다 (VOA) © 뉴스1
지난해 5월 31일부터 8월 25일 사이 ‘피 파이어니어 ’ 호의 항적. 출항 당시 기록한 목적지 베트남이 아닌 미얀마와 싱가포르에 기항한 것을 알 수 있다 (VOA) © 뉴스1
이에 대해 VOA는 목적지로 신고한 싱가포르에 입항 흔적을 남기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최대 5일간 AIS 신호를 끈 채 머물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피 파이어니어호의 운항 행태는 최근 미국 정부의 주의보에 이름이 공개된 18척의 환적 가능 선박과 닮아 있다고 VOA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4~12월 수 차례 동중국해 공해상을 운항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 선박 루니스 호와 유사한 항적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외교부는 3일 VOA에 “한국 정부는 작년 하반기 루니스 호의 북한 선박과 불법 해상 환적 혐의를 조사했으나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증명하는 충분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루니스 호를 계속 예의주시해오고 있고 관계기관에서도 입항 시마다 검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 파이어니어호는 북한 선박에 정제유를 건넸다는 미국 측 첩보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정부에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항적이 유사한 루니스 호에 대해선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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