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잡는 괴물… 숙적 범가너도 깼다, 류현진 SF전 7이닝 2실점 2승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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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 투구수 48개 완벽
투수 범가너에 투런 맞고 흔들, 삼진-땅볼로 위기 벗어나
“홈런보다 볼넷이 더 싫다” 안방서 47이닝 연속 허용 안해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의 2점 홈런 등 안타 6개를 허용했지만 7회까지 2실점으로 막으며 6-5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해 개막전에 이어 2승째를 챙겼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괴물’ 류현진(LA 다저스)이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껏 공을 뿌리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의 2점 홈런 등 안타 6개를 허용했지만 7회까지 2실점으로 막으며 6-5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해 개막전에 이어 2승째를 챙겼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5회초까지 LA 다저스 류현진(32)이 아웃카운트 15개를 잡는 동안 상대한 샌프란시스코 타자는 15명이었다. 이 가운데 베이스를 밟아본 타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 투구 수도 48개밖에 되지 않았다. ‘에이스’란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완벽한 투구였다.

‘괴물 투수’ 류현진이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도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3일 안방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6-5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전에 이어 2연승이다.

류현진은 5회초까지 한 이닝에 타자를 3명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 2회초 상대 4번 버스터 포지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다음 두 타자를 뜬공과 병살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2회 두 번째 타자부터 6회 선두 타자 헤라르도 파라에게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유일한 실점은 상대 선발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할 때 나왔다. 류현진은 무사 1루에서 높은 컷패스트볼을 던지다 범가너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치는 투수’로 유명한 범가너는 통산 18번째 홈런을 때렸다.

흔들린 류현진은 스티븐 두거와 브랜던 벨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추가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에번 롱고리아를 삼구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포지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류현진은 이날 87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는데 6회에만 28개를 던졌다. 류현진은 7회 선두 타자 브랜던 크로퍼드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내줬으나 얀헤르비스 솔라르테를 유격수 병살타로 엮은 뒤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 동료들은 공수 양면에서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다. 팀이 1점 앞선 3회말 류현진이 볼넷을 얻어 출루하는 등 모든 주자가 베이스를 채운 상황에서 코디 벨린저가 한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5회에는 솔라르테의 빨랫줄 같은 직선타구를 유격수 코리 시거가 몸을 던져 잡아내기도 했다.

벨린저 만루포 화끈한 지원사격 류현진의 동료인 코디 벨린저가 3일 샌프란시스코 경기에서 3회말 만루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이 홈런으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류현진 등 모든 주자가 홈을 밟으며 점수를 5-0까지 벌렸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벨린저 만루포 화끈한 지원사격 류현진의 동료인 코디 벨린저가 3일 샌프란시스코 경기에서 3회말 만루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이 홈런으로 볼넷을 얻어 출루한 류현진 등 모든 주자가 홈을 밟으며 점수를 5-0까지 벌렸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아찔한 순간은 9회에 다시 찾아왔다. 믿었던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이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5-6, 한 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 류현진의 승리를 날릴 뻔했으나 1사 1, 3루에서 파블로 산도발을 유격수 병살타로 엮어내며 가까스로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자신의 등번호(99번)처럼 메이저리그 99번째 등판에서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범가너에게 홈런을 맞은 공은 실투였다. 하지만 홈런보다 볼넷을 내주는 게 더 싫다. 앞으로 실투를 줄이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2경기에서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의 투구를 칭찬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홈구장에서 47이닝 연속 볼넷을 내주지 않고 있다”며 “이번 시즌에서도 개막전에 이어 볼넷 없는 호투를 선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LA타임스도 “류현진이 개막전에 이어 또 한 번 호투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류현진#la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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