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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야구는 힐링…산업화 본격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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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야구는 힐링…산업화 본격 추진하겠다”

황태훈기자 입력 2019-04-02 16:54수정 2019-04-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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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1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프로야구는 우리사회에서 힐링(치유)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프로야구 수준의 질적 성장과 클린 베이스볼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야구는 ‘힐링(치유)’이죠. 저는 어릴 적 야구를 하며 여러 가지 꿈을 키웠고, 인생의 교훈과 지혜도 얻었습니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모든 국민이 프로야구를 보며 힐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만난 정 총재는 취임 2년 차를 맞아 프로야구의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지난해 취임 첫해를 “다사다난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KBO 커미셔너(프로야구 최고 관리자)로 KBO 리그뿐만 아니라 한국야구 전체의 현안을 파악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습니다. 매주 한두 번 야구장을 찾아 야구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도 고민했습니다. 지난해 야구대표팀 선발 논란 등을 겪으며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른 점도 많다는 사실과 사회적인 책임도 느꼈습니다. 앞으로 풀어야 할 많은 과제가 있지만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했을 때처럼 진솔한 소통으로 다가간다면 해결되지 않을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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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를 맞은 올해의 계획과 남은 임기에 풀어야할 과제는….

“지난해가 KBO의 장래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KBO 리그의 고객인 팬들의 눈높이가 달라졌습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2021년 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습니다. 이에 맞춰 남은 임기 2년간 리그의 지속 성장, 수익 확대, 리그에 대한 팬들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국민스포츠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혁신적인 리그 운영, 리그의 브랜드 강화, 야구의 산업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총재님은 평소 야구 마니아이고 두산 베어스 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무엇인지요.

“저는 이제 완벽히 ‘탈 두산’을 했습니다. 10개 구단 모두를 응원합니다.(웃음) KBO 커미셔너로 절대 중립을 지킬 겁니다. 올 시즌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혼전 양상이어서 판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네요. 시즌이 개막할 때마다 즐겁고 설레며, 어떤 새로운 기록들이 만들어질지 궁금합니다. 모든 구단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팬들의 성원을 얻겠죠. 각자가 응원하는 구단이 우승할 수 있고, 또 그 희망을 품고 응원하며 환호하는 것이 야구의 매력이 아닐까요.”

-최근 창원 구장 등 신축 소식이 이어지는데, 기대효과는 어떤 게 있을까요.

“올해 창원NC파크가 문을 열었고 대전까지 새 야구장이 건설되면 프로 출범 이후 키움 히어로즈(고척돔 1만7000석)를 제외한 9개 구단이 모두 2만 석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KBO 리그 1000만 관중 시대의 초석이자, 구단의 매출 증가와 광고시장 확대로 이어져 프로야구 산업화의 기폭제가 될 겁니다.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형 스포츠시설에 많은 유동인구가 유입되면 지역 상권이 활성화됩니다. 이 시설을 야구 외에 문화적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각 도시의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죠.”

-최근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 등 이제 스포츠도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는 분위기입니다. 미래의 KBO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KBO 리그는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국내 프로스포츠의 산업화를 이끌어왔습니다. 프로스포츠 최초로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동원했고 최근엔 공개 입찰을 통한 대규모 중계권 계약 및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제 KBO 리그는 프로스포츠 시장을 넘어 영화, K-POP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경쟁해야 합니다.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 구단들은 이미 스마트 스타디움 사업이나 뉴미디어를 통한 VR, AR 등과 같은 신기술을 접목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통해 올해부터는 야구장을 찾지 않아도 이런 기술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미래의 KBO는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MLB에서는 MLB.com을 운영하고 있는 MLBAM이 프로스포츠 산업을 넘어 IT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업이자 미디어 회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KBO도 이런 변화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KBO가 MLB나 NPB와 비교했을 때 보완해야 할 부분은….

“지난 1년간 KBO 사무국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대형 프로젝트(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습니다. 빅마켓과 스몰마켓 모두를 만족시킬 사업에 한정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죠.

KBO가 외형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MLB, NPB 사무국과 비교하면 보다 많은 전문 인력의 투입이 필요합니다.

야구 국제화에 대한 노력도 3국의 사무국 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MLB는 야구의 국제화와 저변 확대를 위해 각종 이벤트 경기를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개최합니다. 일본은 전략적인 대표팀 운영으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KBO는 리그 운영이 중심이고 국제대회가 열릴 때만 일시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KBO가 리그의 중심에서 보다 멀리 갈 수 있는 가치를 앞세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 올해 11월 프리미어12 대회가, 내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립니다. 대회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리미어12는 여러 모로 중요합니다. 서울 라운드의 개최국으로 완벽한 대회를 준비해야 하고, 무엇보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대회입니다. 최고의 대표팀 구성을 위해 김경문 감독이 노력하지 있지만 KBO도 각 구단에 협조를 구했고, 필요하다면 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참가를 위해 MLB 사무국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대표팀 선발과 전력분석은 김 감독과 김시진 기술위원장,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이 협의해 최상의 팀을 꾸릴 예정입니다. 목표는 우승이고, 금메달입니다. 일본의 상승세가 눈에 띄지만 대표팀 간 대결에선 한국이 강하지 않았습니까? 야구공은 둥글고 승부는 알 수 없습니다. 프리미어 12를 한국야구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리그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나아가 야구가 다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야구의 세계화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정 총재는 “한 일본 프로야구 관계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 대단하다고 했다. 당시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호시노 센이치 감독을 눌렀기 때문이다. 올해 프리미어 12대회도 김 감독이 사령탑이 된 만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최근 도박, 성폭행, 음주운전 사고 등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공인답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클린베이스볼을 위해 KBO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올 시즌 KBO 슬로건이 ‘B TOGETHER, CLEAN BASEBALL’ 입니다. KBO는 우선 예방 차원에서 선수, 코칭스태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윤리 교육과 도핑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성폭력 방지 교육을 계획 중입니다. 두 번째는 잘못에 대한 제재입니다. KBO 규약 상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킨 행위에 대한 제재를 세분화하고 강화했습니다. 중장기 방안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야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중고교 야구단 확대 등 야구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KBO는 2012년부터 신규 야구팀 창단을 유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초등학교 6팀, 중학교 23팀, 고등학교 24팀 등 총 53팀이 신규로 창단했죠. 특히 고교의 경우 2011년 1489명이던 등록선수가 지난해 2932명으로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학교 야구가 엘리트 중심에서 스포츠클럽 운영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에 발맞춰 ‘찾아가는 야구교실’을 운영하고 매년 전국 100개 초등학교에 티볼 장비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 10년 넘게 유소년들에게 기술지도를 하고, 티볼대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KBO의 최근 고민은 유소년 육성 정책의 초점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향상으로 바꿀 시점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늘어난 양적 자원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성장시켜 우수한 선수로 키워낼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기량이 뛰어난 우수한 선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해외의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 등을 참고해 한국 야구의 실정에 맞는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제2의 박찬호 류현진 같은 뛰어난 투수를 키워내기 위해 유소년 시절부터 체력, 기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은퇴 후 미래가 막막한 선수가 더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 KBO 차원에서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나요?

“선수들이 여유롭게 은퇴를 맞이하도록 돕는 것이 KBO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은 프로가 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야구에만 전념하고, 프로가 된 뒤에는 숨 막히는 경쟁에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년 선수들이 일정 금액을 내고 KBO도 일부 자금을 지원해 선수연금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수연금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선수들이 은퇴하면 프로나 아마야구 코치, 방송사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BO는 더 많은 선수들이 은퇴 후 재능을 살려 유소년 육성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실업 야구나 독립리그를 발전시켜 프로선수들이 은퇴 후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이 밖에 야구 관련 업종에 종사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창업, 자격증 취득 등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BO는 2016년에 중국봉구협회, 헝달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내 야구 보급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지도자, 심판 등을 파견했습니다. 최근 중국이 프로 리그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립니다. 중국 프로야구 시장이 열리면 실력 있는 우리 선수와 지도자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 프로야구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장을 대부분 ‘스타디움’이 아닌 ‘볼파크’로 부릅니다. 단지 경기를 보고 승패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힐링의 공간인 ‘공원’으로 본다는 겁니다. 프로야구가 우리 사회에 보답해야하는 일은 바로 힐링입니다. 일상에서의 지친 심신을 야구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치유하는 것이죠. 이것이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구단의 이익에 그치지 않고 모두가 즐기는 하나의 공공재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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