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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놓쳤지만… 역경 딛고 우뚝 선 차세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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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놓쳤지만… 역경 딛고 우뚝 선 차세대 목소리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9-04-01 03:00수정 2019-04-0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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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바리톤 이현규 1위 없는 2위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 결선에서 입상한 차세대 세계 성악계 주역들. 6위 밧자르갈 바야르사이한, 3위 조성준, 최고 등위인 2위를 수상한 이현규, 5위 알렉산드라 요바노비치, 4위 이명현(왼쪽부터)이 상장을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아쉬운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올해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1위 수상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리톤 이현규(30·한국예술종합학교)가 2위로 수상한 직후 이어진 사회자의 말에 장내에는 “아∼” 하는 탄성이 흘렀다. 이 콩쿠르에서 1위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바이올린 부문으로 열린 2015년 이후 두 번째, 성악 부문으로는 처음이다. 신영옥 심사위원장(소프라노)은 “결선 진출자들 중 확연하게 기량이 우월한 출연자가 없어 심사위원들의 합의에 따라 1위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최고 등위인 2위로 입상한 이현규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라는 성경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콩쿠르를 준비했다”는 말로 감회를 대신했다. 그는 2016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부천시립합창단 상임단원으로 일해 온 ‘순수 국내파’다.

“중학교 3학년 때 교회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께서 ‘너는 노래를 잘하니 성악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권하셨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웠는데, 마침 학교 음악선생님께서 성악을 전공하신 분이어서 무료로 레슨을 해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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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입시를 준비한 뒤 경북예고에 실기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 후 유학을 떠났지만 그는 부천시립합창단에서 근무하며 시간 나는 대로 콩쿠르를 준비했다. 4년 전 스페인 유명 콩쿠르인 비냐스 성악콩쿠르에 나가 준결선에 진출했고 이번에 국제콩쿠르에 두 번째로 도전해 최고 등위 입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일곱 명이 겨룬 결선 무대에서는 이현규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유난히 큰 환호와 “브라보”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가 성가대 지휘자로 있는 경기 광주시 한 교회의 성가대원들과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대학 동기들이 객석에서 대대적 응원을 펼쳤다.

그는 결선에서 자신이 선택한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 중 ‘너였구나’와 심사위원단이 지정한 바그너 ‘탄호이저’ 중 ‘저녁별의 노래’를 불렀다. 진지하고 심각한 노래들을 차분한 표정과 진중한 해석으로 소화했지만 수상 후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애교 섞인 유머러스한 포즈를 취해 지인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무대 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든 변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3위는 조성준(25·베이스·연세대), 4위는 이명현(31·테너·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5위는 알렉산드라 요바노비치(28·소프라노·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예술대), 6위는 밧자르갈 바야르사이한(29·테너·몽골 울란바토르 국립음대)에게 돌아갔다. 2위 이현규는 3만 달러(약 3600만 원)의 2등 상금을 받았으며 서울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출연 기회를 갖는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 정창훈 LG아트센터 대표, 허엽 동아일보 상무가 시상자로 나섰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1, 2차 예선과 준결선은 유튜브(검색어 ‘seoul competition’)에 공개됐으며 결선은 5일 볼 수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부문#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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