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학용]물은 대체재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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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매년 3월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왜 하필 이맘때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한 해 계획은 봄에 세운다는 ‘일년지계재어춘(一年之計在於春)’이란 옛말처럼 본격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봄철에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 낭패 보거나 실기(失期)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일깨움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또다시 맞은 이번 물의 날 주제는 물의 혜택에서 소외받는 이가 없도록 하자는 의미로 ‘Leaving no one behind(물을 언제나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다. 언뜻 한국의 상황과는 맞지 않는 주제처럼 보이지만, 농어촌 지역과 도서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 국민의 1% 정도가 지금도 깨끗하고 편리한 수돗물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의 재정상황 불균형 등으로 노후 상수도관 개량이나 누수 문제도 심각하다. 매년 겪는 가뭄으로 물 부족을 걱정하면서도, 정수장에서 생산한 맑고 깨끗한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많다. 환경부에서 집계한 2017년 기준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누수로 버려진 물이 한 해 동안 무려 6130억 원어치나 된다.

현재 세계 80여 개국에서 세계 인구의 40%가량이 만성적인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유엔은 지금과 같은 물 사용 증가 추세와 소비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2025년에는 더 많은 인구가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 집중,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 및 가뭄 탓인데, 우리나라도 이런 암울한 전망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물은 대체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물이 한쪽에선 부족하다고 아우성이고, 또 다른 한쪽에선 누수로 버려지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통합 물 관리 실행 로드맵과 아울러 국민의 인식 전환이 절실한 이유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견한 것처럼 우리는 석유, 즉 ‘블랙골드’ 시대를 보내고, 물이 각광받는 ‘블루골드’ 시대를 살고 있다. 물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고,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얻는 것이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그런 만큼 절수와 담수화 등을 통한 수량(水量) 확보, 오염 방지와 정화를 통한 수질 개선, 상하수도 시설과 하수 처리를 포함한 물의 효율성 제고 및 가뭄과 집중호우에 대비하는 재난 대처 등 효율적인 물 행정이 필요하다. 미래 물 산업의 육성을 통해 현재에도 미래에도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주는 혜택에서 누구 하나 소외받는 이가 없도록 국회 차원의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각자의 물 사용 습관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 27번째 생일을 맞은 물의 날을 축하하는 저와 우리 모두의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의원
#세계 물의 날#물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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