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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철학’은 당신을 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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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는 철학’은 당신을 강하게 한다

이설 기자 입력 2019-03-15 03:00수정 2019-03-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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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책 쓴 야마구치 슈
실전 철학 무장 MBA 없이도 컨설턴트로 우뚝
심각한 성-세대 갈등… 나만 옳다는 생각 버려야
좋아하는 철학자부터 찾아내는 게 철학의 첫발
대학에서 철학을,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야마구치 슈는 첫 직장인 광고회사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 초년생이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산북스 제공
철학서라면 보통 딱딱하고 무용(無用)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일본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야마구치 슈(49)가 쓴 화제의 신간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1만6000원·사진)는 이런 통념을 깬다. 사상사를 시계열로 배열하지 않고 실전 활용법을 제시한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르상티망’(질투,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개념을 통해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사업 기회가 보인다고 설명하고, 미국 심리학자 스키너의 ‘대가(代價)’ 이론으로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의 원인을 해석하는 식이다.

저자는 흔한 경영학석사(MBA) 학위 없이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승승장구해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이 됐다. 무기는 철학이었다. 철학적 사고를 경영에 접목해 쓴 ‘그들은 어떻게 지적 성과를 내는가’, ‘세계의 리더는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등의 저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를 e메일로 만났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는 다수파에 의도적으로 맞서는 ‘악마의 대변인’이 조직을 바꾼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유교국가인 한국과 일본에서는 윗사람 의견에 반대하는 게 쉽지 않지요. 일본에서는 방약무인(傍若無人·제멋대로 날뛰다)한 어른들로 인한 불상사도 적지 않죠. 하지만 참는 건 자신의 성장이나 건강에 좋지 않아요. 저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조직을 나온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경영적 혁신을 위해서는 과거와 이별해야 한다’고 했는데, 부연 설명한다면….

“일본항공은 파산했다가 재생 계획을 거쳐 부활했습니다. 계획의 핵심은 누구나 아는 내용이었습니다. 파일럿의 월급을 삭감하고 점보제트기를 폐기하는 것들이었죠. 오랜 관습에서 벗어나려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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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작동하는 방식도 책에서 여러 번 나오는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을 지킬 방법이 있나요.

“물욕은 ‘진심으로 원하는’ 자연발생적 물욕과 ‘자랑하고 싶은’ 외부발생적 물욕으로 나뉩니다. 허세가 만연한 도시에서는 외부발생적 물욕이 강해지죠. 저는 도쿄에서 60km 떨어진 시골에 삽니다. 허세가 차단돼 필요한 것만 사고도 만족합니다.”

―그간 철학의 ‘쓸모’가 등한시된 이유는 뭘까요.

“연구자라면 누구나 교수가 되고 싶어 하죠. 하지만 철학의 쓸모는 평가 대상이 아닙니다. 자연히 쓸모의 관점에서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요.”

―당신을 뒤흔든 책과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성서와 강제수용소의 체험을 담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이 책들은 인간의 숭고한 면에 대한 희망을 보여줍니다. 보통 10여 권을 동시에 읽는데,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스피노자의 ‘에티카’,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기’ 등을 읽고 있어요.”

―성, 계급, 세대 간 갈등과 혐오가 심각합니다. 해결 방법은 뭘까요.

“나만 옳다는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의견과 생각이 같은 이들끼리 뭉치려는 경향이 강하죠. 이로 인해 다른 생각을 주고받는 행위를 어려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철학 공부에 대한 조언이 궁금합니다.

“우선 이해하기 쉬운 해설집을 읽으세요. 그리고 좋아하는 철학자를 찾아내세요. 저에게 그 대상은 스피노자, 니체, 해나 아렌트입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야마구치 슈#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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