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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美 항공패권… 세계 40여개국 보잉 보이콧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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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美 항공패권… 세계 40여개국 보잉 보이콧에 백기

뉴욕=박용 특파원,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3-15 03:00수정 2019-03-15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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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운항정지… 보잉737맥스 올스톱
날개 꺾인 보잉 13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 보잉조립공장에서 10일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해 157명이 숨진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맥스 8을 작업자들이 점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이후 이 기종은 대부분 국가에서 운항이 중단됐으며 보잉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737맥스 8, 9 기종의 운항이 중단됐다. 렌턴=AP 뉴시스
보잉사의 최신형 ‘보잉 737맥스(Max) 8’ 여객기 추락사고로 세계 항공기 안전 규제를 선도해 온 미국 ‘항공 패권’의 체면이 구겨졌다. 중국 등 세계 40여 개국이 ‘737맥스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자 마지막까지 버티던 미국이 마지못해 운항 정지에 나섰다.

○ 스타일 구긴 미국의 항공 패권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한 에티오피아항공의 737맥스 8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에도 “안전한 비행에 문제가 없다”던 미 연방항공청(FAA)은 13일 태도를 바꿨다.


해당 기종의 운항 중지를 지시하는 백악관의 행정명령이 발표된 직후 FAA는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입수한 새로운 인공위성 데이터와 현장에서 수집돼 분석된 증거로 결론을 내렸다”며 737맥스 8과 737맥스 9 기종에 대한 운항 정지 명령을 내렸다. FAA가 보잉사 항공기에 대해 운항 정지 명령을 내린 것은 2013년 리튬 배터리 화재 문제가 발생한 ‘787드림라이너’ 기종 이후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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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캐나다 항공 당국도 해당 기종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금지했다. 항공기추적회사인 에어리온이 제공한 인공위성 추적 데이터를 통해 사고기의 비행경로와 수직 항로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 사고에 유사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737맥스 기종의 자동항법장치 소프트웨어 등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CNN은 “737맥스 기종을 조종하다가 순간적인 기체 급강하를 경험한 조종사들의 불만이 연방기관에 두 차례 보고됐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항공안전 감독기관인 미 FAA는 뒷북 대응으로 명성에 금이 갔다. 제임스 홀 전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항공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연방기관이 직접 해야 할 조치를 백악관이 대신 했다는 것은 FAA의 심각한 신뢰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발 빠른 움직임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경쟁국이면서 보잉사와 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장악한 세계 민항기 시장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은 사고 발생 뒤 20시간도 안 돼 가장 먼저 737맥스 9 기종 96대의 운항 중지를 결정했다. 중국에 이어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유럽연합(EU) 등 세계 40여 개국이 ‘운항 중지’ 대열에 동참했다.

대니얼 드레즈너 터프츠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FAA가 보잉사 항공기 안전성 지지 성명을 발표한 이후에도 EU 등 적어도 10여 개국이 운항 정지를 명령했다”며 “매우 다른 사태이며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 항공기의 안전에 대해 FAA의 지도를 따르던 것에서 탈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미국과 경쟁 본격화 중국의 야심

세계 최대 항공기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이 앞장서 문제의 737맥스 8 기종의 운항을 중단한 배경에는 미국과의 항공산업 패권 경쟁을 본격화하려는 야심이 숨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상용비행기유한공사(COMAC)는 737맥스 시리즈 기종과 경쟁하기 위한 첫 중국산 여객기 C919를 개발 중이다. 중국 항공사를 중심으로 850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둥팡항공사가 2021년 가장 먼저 C919를 도입할 계획인데, 이 항공사가 자사 보유 737맥스 8의 운항을 중국 내에서 가장 먼저 중단시켰다.

미국이 737맥스 기종의 운항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C919 설계를 지휘한 우광후이(吳光輝) COMAC 부사장이 중국 매체에 등장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하이대표인 그는 이날 오전 전국인대 상하이대표단의 법안 심의 회의에서 법안 심의와 관련 없는 C919 얘기를 꺼냈다. 그는 “기존 비행기는 4파운드 무게의 새와 부딪쳤을 때 견디게 제작됐지만 C919는 8파운드 무게, 즉 기러기와 충돌해도 견딜 수 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이 문제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한 상황에서 중국 누리꾼들은 국산 여객기가 빨리 운항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미국#항공패권#보잉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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