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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엔 “北 제재 피하며 核활동”… 비핵화 협상은 눈속임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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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엔 “北 제재 피하며 核활동”… 비핵화 협상은 눈속임용이었다

동아일보입력 2019-03-14 00:00수정 2019-03-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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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층 교묘한 수법으로 유엔 제재를 회피하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공개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적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석유 제품의 선박 간 환적은 물론이고 수중(水中) 송유관까지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우라늄 채광과 원심분리기 구매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군사적 타격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민간공장이나 비군사시설을 활용했다.

유엔 보고서는 대북제재의 효력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촘촘한 제재가 정권의 생명줄을 위협하면서 북한은 더욱 정교해진 불법 외화벌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국 금융기관과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사이버공격과 암호화폐 기술을 이용한 돈세탁을 벌인 정황까지 포착됐다. 이처럼 북한의 제재 회피는 갈수록 첨단화 지능화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더욱 강화된 제재망으로 김정은 정권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 제재 해제에 목을 매는 것도 대북제재가 그만큼 효과를 내고 있음을 방증한다.

북한은 비핵화를 내걸고 대화하면서도 기존 핵·미사일 시설을 그대로 가동하며 핵무기고를 더 늘리고 있다. 민생고를 내세워 제재 해제를 요구하지만 막상 제재가 해제되면 그것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특히 고철덩어리와 다름없는 영변 핵시설 폐기는 추가 생산능력을 없애는 ‘핵 동결’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하노이 북-미 담판이 결렬된 것도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로서 다른 비밀 핵시설은 놔두고 영변 폐기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이런 북한의 진정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유엔 보고서는 북한의 사치품 금수 위반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평양에서 벌인 카퍼레이드 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이 불법 입수한 벤츠 리무진에 한국 대통령이 타고 있는 장면이 유엔의 대북 고발장 서류에 증거자료로 실린 것이다. 남북관계 진전에 매달려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에 사실상 동조하고, 북한산 석탄 밀반입을 막지 못한 우리 정부를 향한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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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대북제재#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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