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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가이드라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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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가이드라인 제시”

김예윤 기자 , 박재명 기자 입력 2019-03-13 03:00수정 2019-03-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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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명분 착수단계부터 규제
디자인-층수-단지배치까지 제한… “재산권 과도한 개입” 지적 나와
서울시가 민간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착수 단계에서 사실상 규제하는 방안을 상반기부터 추진한다.

서울시는 12일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하고 민간에서 진행하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초기부터 층수나 디자인 등 핵심 요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날 “민간 주도 정비계획이 공공성보다 수익성이 앞서 천편일률적 ‘아파트 공화국’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계 등에서는 공공기관이 민간 정비사업에 과도하게 개입해 주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발표한 혁신안에 따르면 앞으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하려는 민간사업자는 정비계획안 수립 전에 서울시가 신설한 사전 공공기획 단계를 통해 내놓는 가이드라인을 받아봐야 한다. 민간이 주도적으로 정비계획안을 작성해 자치구 심의를 거친 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현행 과정보다 더 먼저 시가 엄격하게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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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를 의무 없는데… “가이드라인 어긋나면 재건축 어려울것” ▼


시는 사전 공공기획 단계에서 재건축 또는 재개발 단지별로 역사·문화자원, 경관과 지형, 가구원 구성 등의 요소를 고려해 기존 용적률이나 층수를 제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지 구획과 디자인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된다. 이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최종 승인자가 서울시장인 만큼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정비계획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사전 공공기획 단계를 거치게 되면 기존의 도계위 심의가 3회에서 1회로 줄어 ‘퇴짜’를 맞는 횟수가 줄고, 정비계획 작성에서부터 도계위 통과, 시장의 승인까지 평균 20개월 걸리던 것이 10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시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전담 조직인 도시건축혁신단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혁신안은 다음 달 시내 4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상반기 시범 실시될 계획이다.

시는 현재 하나의 거대한 블록인 아파트 단지 안에 중간 중간 보행로를 닦아 여러 개의 중소 블록으로 재구성하고 보행로 근처 저층부에는 지역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단위 아파트 밀집 지역을 개발할 때 개별 단지 차원을 넘어 계획 지역 일대를 아우르는 입체적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아파트의 단절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고 ‘열린 아파트’를 조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민간의 정비사업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사실상 규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한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에 도시경관 같은 공공성을 가미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쏟아져 나올 때 일일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지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며 “규제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는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규제가 적용될 경우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재건축 또는 재개발 기획 단계부터 ‘이렇게 하라’는 규제가 가해지면, 그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사업의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엄연히 조합이 사업 주체”라며 “조합에서 생각하는 개발 방향성도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서울시 마음대로 사업을 할 경우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예윤 yeah@donga.com·박재명 기자
#서울시#민간 재건축#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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