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일장관 후보의 걱정스러운 대북관, 더 한심스러운 저질 언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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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는 2016년 페이스북에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실용주의를 내세워 여론을 살핀다면서 추미애 대표를 ‘감염된 좀비’라고 표현했고,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씹다 버린 껌’에 비유했다. 2015년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 5주년을 맞아 해병부대를 방문한 데 대해 ‘군복 입고 쇼나 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대북제재와 압박에 매우 비판적인 ‘제재 무용론자’이자 북한의 변화를 위해 남한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대북 대화론자’다. 그래서 그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되자 균형감 있는 대북정책 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터 제기됐다. 특히 하노이 담판 후 대북제재 완화를 둘러싼 북-미 간 신경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김 후보자 지명은 우리 정부가 나서 제재의 둑을 허물겠다는 신호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김 후보자의 편향적 시각은 과거 언사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그는 보수 인사에 대한 거부감 표출에 그치지 않고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민주당 인사들의 행보까지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다. 그것도 북한 전문가를 자처하는 학자의 언사라고는 볼 수 없는,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한 시정잡배 수준의 언어였다. 그런 실격(失格)의 인물이 장관 후보자가 됐다.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후보자는 개각 발표 직후 “대북정책에선 합의와 공감이 중요하다. 초당적 협력은 물론 세대 간 대화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과거의 저질 언사들은 어떻게 주워 담을 것인가. 그는 “과거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의 정서로 썼다”고 해명했으나 장관이 된다고 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언행은 달라질지 모르지만 편협한 시각이나 저급한 정서가 바뀌겠는가. 나아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누가 곧이곧대로 듣겠는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대북 대화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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