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donga.com

[책의 향기]둘리틀 박사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 모험
더보기

[책의 향기]둘리틀 박사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 모험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3-09 03:00수정 2019-03-09 10:11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둘리틀 박사 시리즈 국내 첫 완간… 도킨스 ˝둘리틀은 어릴적 영웅˝
세계서 사랑받은 아동문학 고전, 동물에 대한 애정과 상상력 담겨
둘리틀 박사가 시리즈 3권 ‘둘리틀 박사의 우체국’에서 새끼 하마가 이빨 때문에 아파하는 것을 알고 흔들리는 이빨을 대신 뽑아주는 장면. 궁리 출판 제공
둘리틀 박사와 초록 카나리아 휴 로프팅 지음·장석봉 옮김·369쪽·1만3000원·궁리
“동물들의 말을 할 줄 아는 인간이 있다고? 한마디만이라도 동물의 말을 이해하는 박사님이라면, 우리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실 거야. 다 같이 큰 정원이 있는 박사님의 집으로 가보자!”

귀엽고도 따뜻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둘리틀 박사의 모험’ 시리즈 12권이 ‘둘리틀 박사와 초록 카나리아’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을 끝으로 국내에 처음 완간됐다.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시리즈는 저자가 본인의 자녀들에게 편지로 전하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그가 단순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의 삽화를 직접 그렸으며, 모험 이야기에는 자녀들에게 전하고픈 동심과 애정이 묻어난다.

둘리틀 박사의 퍼들비 모험 휴 로프팅 지음·임현정 옮김·225쪽·1만2000원·궁리
작품 속 둘리틀 박사의 동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은 초판부터 전 세계 독자에게 큰 공명을 불러왔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 대해 경고하는 그의 부드러운 일침이기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자란 동물학자 제인 구달과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 시리즈를 인생의 책으로 꼽으며 ‘둘리틀 키즈’임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도킨스는 “현재 내 영웅이 찰스 다윈이라면 어린 시절의 영웅은 둘리틀 박사”라고 말할 정도다.

초록 카나리아는 이전 시리즈에서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작은 카나리아인 ‘피피넬라’의 이야기다. 새가 박사를 만나 힘차게 울부짖고(노래하고) 마침내 오페라 공연까지 마친다는 내용이다. 한 마리의 새에서 시작된 상상력은 한 인간의 생애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풍부하고 박진감 넘친다. 퍼들비 모험에서는 둘리틀 박사가 동물들의 언어를 배우며 그들을 돌보는 모습이 기록돼 있다. 다양한 종의 동물에 대한 촘촘한 묘사와 에피소드가 흥미를 끈다.

주요기사

평소에도 동물을 사랑했던 휴 로프팅 작가가 개, 오리, 새 등과 함께한 모습.
유쾌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둘리틀 박사의 모험은 사실 저자 휴 로프팅이 겪고 목격한 안타깝고 비참한 상황에서 탄생했다. 그는 1886년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공학 학위를 받은 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전쟁의 비참함을 겪으며 그는 인간들로 인해 아무 죄도 없이 더욱 비참한 상황에 놓인 동물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군인이 다치면 치료를 받거나 적정한 보호 관리를 받지만 부상당한 말과 개들은 그저 길에 내버려질 뿐이었다. 그는 동물들의 눈에서 아픔을 읽었고, 아이들에게는 이 안타까움을 낙천적 이야기로 풀어내기로 했다.

모험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은 건 작가의 자녀만은 아니었다. 독자들은 1928년 8번째 시리즈 이후 추가 연재를 요청했고, 결국 12권의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둘리틀 박사의 이야기는 최근에도 끊임없이 모티브로 남아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2020년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참여하는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한다.

다만 둘리틀 박사의 모험 중에는 아프리카 인종이나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시선이 있어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편집자가 일러두었듯 “그 결점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은 후대까지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둘리틀 박사 시리즈#휴 로프팅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