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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12신고 年 219건… CCTV 1대도 없는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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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12신고 年 219건… CCTV 1대도 없는 ‘아레나’

윤다빈 기자 , 이소연 기자 입력 2019-03-08 03:00수정 2019-03-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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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내 성추행 등 영상증거 없어 대부분 무혐의 처분 받기 일쑤

지난달 3일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를 찾은 이모 씨(22·여)는 한 남성이 건넨 술을 한 잔 마시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이 씨는 자신이 마신 술에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류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이 들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 씨는 클럽 직원을 불러 “나에게 술을 건넨 사람의 정확한 얼굴을 폐쇄회로(CC)TV로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CCTV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씨는 “CCTV가 없으니 어차피 못 잡을 것 같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클럽에서는 지난해 10월 초 A 씨(28·여)가 ‘내 가슴을 만졌다’며 한 남성을 고소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CCTV가 없어 A 씨의 성추행 피해를 입증할 영상이 없었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증인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레나 직원 이모 씨(23)는 “CCTV가 없어 일이 터져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경찰이 서울시내 클럽 내에서의 마약 투약과 유통, 성폭행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레나 내부에 CCTV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아 범죄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지방경찰청이 바른미래당 하태경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아레나 관련 112 신고는 모두 219건으로 폭행 66건, 성추행·불법 촬영·성폭력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 31건, 마약 의심 신고 2건 등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현행범 체포로 이어진 건 7건뿐이다.

CCTV가 없다 보니 피해자가 직접 목격자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모 씨(26·여)는 2017년 12월 2일 오전 5시경 아레나에서 한 남성에게 유리잔으로 머리를 맞았다. 남성의 일방적인 폭행이었지만 남성은 경찰에게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억울한 마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렸고 다행히 당시 상황을 목격한 B 씨(22)가 증언을 해주면서 폭행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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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성추행처럼 직접 증거를 찾기 힘든 범죄는 CCTV 증거가 결정적인데 영상이 없으면 수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이소연 기자
#112신고#클럽#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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