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조카, 할아버지·손녀…나이 초월 세대간 소통 나선 TV예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7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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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아니?”

친한 가수를 묻는 이하은 양(10) 질문에 김완선(50)이 답한다. 이 양은 ‘어썸하은’이라는 이름으로 구독자 311만 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 1986년 김 씨의 데뷔 연도를 듣고 이 양은 말문이 막힌다. 김 씨는 레드벨벳 ‘빨간맛’과 선미 ‘사이렌’을, 이 양은 듀스의 ‘나를 돌아봐’ 등 상대방 세대에 익숙한 춤들을 바꿔 춰본다.

최근 나이를 초월한 세대간 소통 예능이 부쩍 늘었다. ‘삼촌·조카’, ‘할아버지·손녀’, ‘스승·제자’ 등 관계도 다양하다. 모두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간극을 좁혀보겠다는 시도다.

지난달 17일부터 방영한 tvN ‘내 손안에 조카티비’는 유명 키즈 크리에이터와 ‘조카 바보’ 연예인이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담는다. 나이는 어리지만 아이들이 뉴미디어 경험으로는 엄연한 선배. 노라조의 조빈은 78만 명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마이린 TV’ 진행자 최린 군(12)에게 동영상 편집이나 유튜브 시청자 분석법을 배운다.

세대 소통의 현주소를 다룬 tvN 예능 ‘나 이거 참’에서 전원책 변호사와 이솔립 양이 역사
 토론을 벌인다. tvN 제공
세대 소통의 현주소를 다룬 tvN 예능 ‘나 이거 참’에서 전원책 변호사와 이솔립 양이 역사 토론을 벌인다. tvN 제공
12일 첫 방영한 tvN 예능 ‘나 이거 참’에선 나이 차가 더 벌어졌다. 전원책 변호사(65)와 이솔립 양(11)이 역사 대화를 나눈다. 서점에서 전 변호사는 이솝우화, 로마사 등 책을 추천하지만 “전 별로인데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생파(생일파티)’, ‘생선(생일선물)’ 등 신조어를 쓰는 이 양과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전 변호사의 어긋나는 소통이 웃음 포인트. 변희봉(78)은 김강훈 군(11)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아기 상어’ 동요를 부르며 춤을 춘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KBS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도올 김용옥(71)과 배우 유아인(33)은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근현대사의 인물들을 되새겼다. “통일이 왜 필요한가”, “취업이 더 중요하다” 등 도올이 지적하지 못한 청년 세대의 솔직한 생각을 유아인이 풀어내는 식이다.

1월부터 방영 중인 KBS ‘도올아인 오방간다’도 도발적인 캐릭터인 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의 의견 충돌과 공감을 
그린다. KBS 제공
1월부터 방영 중인 KBS ‘도올아인 오방간다’도 도발적인 캐릭터인 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의 의견 충돌과 공감을 그린다. KBS 제공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만큼 세대갈등이 커졌고 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것”이라며 “기성·젊은 세대를 모두 시청 타깃 층으로 삼을 수 있어 제작하기도 수월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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