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관련 도서 키워드는 ‘불안’-‘미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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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별 인기 도서 살펴보니

부동산 베스트셀러는 시장 상황에 민감하다. 독자들은 당시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한 책에만 눈길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많이 팔린 부동산 분야 도서를 통해 국내 분위기를 살펴봤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 팔린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안’과 ‘미련’이다. 이놈의 아파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교보문고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한 판매량에 따르면 올해 1월에 나온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7위), 지난해 10월 출간한 ‘서울 아파트 마지막 기회가 온다’(8위)가 10위권에 있다.

흔들리는 심리를 기본서와 전망서로 다잡으려는 심리도 보인다. 4년 이상 부동산을 보유하는 가치투자를 제시한 ‘오윤섭의 부동산 가치투자’와 초급자용 부동산 실전 가이드인 ‘부동산 상식사전’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앞으로 10년, 대한민국 부동산’(5위), ‘2019 경매 통장’(10위),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20위) 등 전망서도 20위 안에 고르게 분포했다. 새로운 법개정을 반영한 ‘집 없는 김 대리에게 인서울 기회가 왔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도 끄떡없는 내 집 마련’이다.

호황기에는 국민적 투자를 부추기는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4∼2018년에는 ‘나는 돈이 없어도 경매를 한다’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 한다’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가 1∼3위를 차지했다. 적은 투자로 부자가 되는 ‘비법’을 소개한 책도 눈에 띈다. ‘나는 갭 투자로 300채 집주인이 되었다’ ‘나는 청개구리 경매로 집 400채를 돈 없이 샀다’ 등이다.

불황기엔 하락 분위기를 진단한 책의 판매량이 수직상승했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등이 각각 2007∼2009년과 2012∼2013년에 3위 안에 들었다.

달라진 투자 흐름도 눈에 띈다. ‘집 없어도 땅은 사라’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땅 투자 관련 책은 점차 줄어들다가 2010년 이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자리는 ‘빌딩부자들’ ‘강남부자들’ ‘임대수익부자들’ 같은 부자 키워드가 대신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시장 상황보다 세대 차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투자 가이드는 ‘지적도의 비밀’ ‘송사무장의 부동산 공매의 기술’처럼 세분되는 추세다. 박정윤 예스24 경제경영MD는 “투자자 수준이 높아지면서 공매, 재개발, 구분상가 등으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엔 도시재생사업 관련 책까지 출간됐다”고 했다.

임보윤 다산북스 콘텐츠개발1팀장은 “과감한 투자 열기는 식었지만 지역장에 주목한 책들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필자층도 두꺼워졌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부동산 베스트셀러#투자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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