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남중국해 비행… 中도 전폭기 전진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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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으로 시작된 미중갈등 군사적 긴장으로 번질 가능성
WSJ “中해커, 세계대학들 공격… 美 MIT-한국 삼육대 등 포함”

핵무기 장착이 가능한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인근을 비행했다. 미군의 움직임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중국도 이 지역에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했던 것으로 드러나 자칫하면 무역 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일촉즉발의 군사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CNN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전날 B-52 전략폭격기 두 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통상적 훈련에 참가했다. 이 중 한 대가 남중국해 인근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은 ‘폭격기 지속배치(CBP)’의 일환으로 국제법 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해당 폭격기가 핵무기를 탑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대는 일본 인근에서 미 해군 및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 훈련을 한 뒤 귀환했다.

중국 공군도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하고 이런 움직임에 대응하는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4일 이스라엘 위성감시업체 ‘ISI’는 트위터를 통해 “1일 중국 남동부 싱닝(興寧)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4대의 훙(轟·H)-6K가 배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싱닝 기지는 대만에서 불과 450km 떨어져 있다. ISI에 따르면 중국 폭격기가 이 기지에 배치된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미 군용기의 남중국해 비행 및 미 군함의 남중국해 섬 인근 접근을 뜻하는 소위 ‘항행의 자유’ 작전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지난해 9월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남중국해 인근 해역을 항해하자 중국도 구축함을 디케이터함에 41m 앞까지 접근시켜 양국의 긴장이 고조됐다. 중국은 이번 비행이 미국 측이 주장하는 통상적 훈련이 아닌 자국을 견제하고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와중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이 2017년 4월부터 해양기술에 전문성을 보유한 최소 27개 세계 대학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며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한국 삼육대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해커들이 잠수함 미사일 연구 등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만간 타결될 듯했던 양국 무역협상에도 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완벽하지 않은 무역협정을 거부할 것”이라며 “무역협상이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만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루 전 미 무역대표부(USTR)가 인도에 부여했던 관세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의 팔을 먼저 비튼 후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움직임이란 뜻이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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