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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달중 인터넷 완전차단 실험… ‘디지털 빅브러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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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달중 인터넷 완전차단 실험… ‘디지털 빅브러더’ 우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입력 2019-03-07 03:00수정 2019-03-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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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이버 제재에 대응” 앞세워 러시아만의 인터넷 ‘러넷’ 구축
외부와 연결통로 일원화가 핵심… 불만세력 확인-세계와 차단 가능
인권단체 “인터넷 자유 심각한 위협”, 일부 국민 “검열 통한 독재강화 포석”

러시아 정부가 이달 중 자국민의 국제 인터넷 서비스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실험에 나선다. 유례없는 실험의 목적은 미국이 러시아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사이버 제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만든 시스템인 ‘러넷(Runet·러시아와 네트워크의 합성어)’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러시아 국민의 일부는 이를 두고 ‘인터넷 규제 및 검열’을 강화해 독재 도구로 쓰려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만의 인터넷을 갖길 원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가 추진 중인 소위 ‘디지털 경제 국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러시아만의 인터넷’ 구축이 목적이다. 러시아 내 인터넷 트래픽의 95% 이상을 정부가 지정한 특정 기관을 거치도록 해 러시아와 국제 인터넷 연결고리를 일원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지난달 하원 1차 심의를 통과했다. 현재 상원 표결과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겨놓은 상태다.

러시아 정부는 우선 각 개인 및 기업에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ISP)들로 하여금 자체 DNS를 구축하도록 할 예정이다. DNS는 ‘www.donga.com’처럼 사람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문자로 이뤄진 도메인 주소를 복잡한 숫자로 나열된 컴퓨터 언어로 변환시키는 시스템이다. 특정 웹사이트로 이동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이어 모든 데이터의 이동을 미디어·통신감독 기관인 로스콤나조르가 관할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실험에서 로스콤나조르는 러시아 사용자 간에 주고받은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머물러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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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는 인터넷 단절 실험이 지난해 9월 미국이 발표한 ‘국가 사이버 전략(National Cyber Strategy)’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 북한 등을 사이버 위험 국가로 지목하고 미국과 동맹국이 사이버 공격을 받을 때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안팎에서는 정부가 노골적으로 ‘디지털 빅브러더’ 역할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통해 누가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관련 콘텐츠가 러시아 밖으로 나가는 것도 언제든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가 이미 특정 키워드를 통한 검색 및 웹사이트 접근을 수시로 차단하는 중국 정부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러시아 인권단체 대표는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인터넷 사용자들을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킬 수 있다. 인터넷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 정부의 소셜미디어 통제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4월 무선통신 사업자들에 독일의 암호화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텔레그램 측이 메시지 암호 해독 열쇠를 제공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계속 거부한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내 텔레그램 사용자는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러시아#인터넷 완전차단#사이버 제재#러넷#디지털 빅브러더#독재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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