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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간극 못좁힌채 두 정상 결단에 맡겨… 결국 못채운 ‘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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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협상 간극 못좁힌채 두 정상 결단에 맡겨… 결국 못채운 ‘빈칸’

하노이=신나리 기자 , 하노이=문병기 기자 입력 2019-03-01 03:00수정 2019-03-01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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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핵담판 결렬]리스크 드러낸 ‘톱다운’ 방식 협상
핵담판 ‘노딜’에 오찬장 ‘노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찬을 할 예정이었던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 연회장이 오찬이 예정된 시간에 텅 비어 있다. 데이비드 나카무라 워싱턴포스트 기자 트위터
2차 북-미 정상간 합의가 결렬되자 하노이 외교가에선 “며칠 전부터 불안한 시그널이 감지됐는데 현실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견은 명확했고 간극을 좁힐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펼친 두 정상은 유례없는 정상회담 합의 결렬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 “빅딜 아니면 합의 없다” 양보 안 한 美

정상회담 직전인 28일 오전(현지 시간) 하노이에서 만난 미 정부 관계자는 “오전 8시 45분 현재 북-미가 비핵화 합의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합의 여부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했다”면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비관적 전망은 5시간여 만에 현실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서는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저희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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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던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걸고 전면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외 고농축우라늄 시설 등 모든 핵시설과 미사일에 대한 포괄적 신고와 폐기를 요구했다.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과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좁힐 수 없는 간극을 재확인한 것.

미국은 지난달 21일부터 진행된 실무협상 초기부터 ‘영변+α’에서 양보(back-down)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21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동결과 종전선언 등 초기 조치들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도 정작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 도착한 26, 27일엔 실무협상을 중단한 이유다. 현지 소식통은 북-미 정상의 첫 대면을 앞두고 “비핵화를 어디까지 합의하느냐에 따라 다 될 수도, (기존 합의가) 모두 무너질 수도 있다”고 했다.

○ 톱다운 고집하며 ‘살라미 전술’ 편 北의 오판

하노이 합의 무산을 두고 비핵화 조치를 잘게 쪼갠 ‘살라미 전술’로 나선 김 위원장의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은 지난해 9월 남북 평양공동선언과 11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이미 북한이 공개한 카드다. 미국이 모든 핵시설의 폐기와 포괄 신고를 내걸면서 ‘빅딜’의 조건이 달라졌는데도 김 위원장이 영변 외 핵시설과 핵무기를 남겨두고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핵군축’ 카드를 내밀었다가 65시간 40분의 열차 행군의 소득도 없이 돌아가게 된 셈이다.

시간 부족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주도권을 유지하려던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의 잇따른 고위급·실무급 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달 6일에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새로운 카운터파트로 지명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평양에서 첫 실무협상을 가졌다. 1차 실무협상으로부터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20일로 ‘빅딜’을 추진하기엔 턱도 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던 셈이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미 회담에 대한 불신이 커진 미국 국내 정치 상황도 합의 무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한 건 북한에 좀 더 요구해 보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번엔 서명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깔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하노이=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 기자
#김정은#트럼프#핵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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