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핵시설에 대해 北 놀란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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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핵담판 결렬]트럼프 ‘숨겨진 핵시설 존재’ 언급
폼페이오 “영변外 굉장히 큰 규모”… 강선 등 우라늄 농축시설 가능성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하노이(베트남)=뉴시스】
“북한은 우리가 (숨겨진 핵시설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란 것 같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영변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거들었다.

미 측이 언급한 ‘영변 외 핵시설’은 ‘강선 핵시설’과 북한 내에 분산 설치된 지하 핵시설 등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일찌감치 곳곳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하나가 평안남도 남포 일대에 설치한 강선 핵시설이다. 북한은 강선에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최소 수천 기 설치해 2003년부터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심분리기 2000기를 1년간 가동하면 핵무기 1개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고농축우라늄 약 20∼25kg을 확보할 수 있다. 원심분리기는 가동 시 외부로 드러나는 변화가 없어 또 다른 핵물질인 플루토늄 확보를 위한 원자로를 가동하는 것에 비해 은폐가 용이하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에 원심분리기가 1만 기 이상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로가 핵심 시설인 영변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원심분리기 4000여 기)이 별도로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협상에서 영변 내 원심분리기가 아니라 원자로에 한해 폐기하겠다고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은 (원심분리기로 만드는) 우라늄까지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원심분리기는 파쇄하기만 하면 돼 폐기에 1∼2개월이 걸리지만 원자로 폐기는 10년 이상 걸린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핵시설#트럼프#우라늄#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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