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상견례서 신경전
손학규 “당대당 통합 꺼내지 말라”… 黃대표, 한선교 黨사무총장에 내정
“제1야당 대표로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신고식’을 치른 듯하다.”
자유한국당 새 대표에 오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날부터 여야 대표들이 미묘한 신경전을 주고받자 정치권에선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황 대표가 취임 인사차 예방한 자리에서 “국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황 대표가 능력을 많이 발휘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국회의 어려움은 여당이 잘 풀어주셔야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맞받아쳤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놓고도 이 대표는 “결과에 따라 새로운 남북 관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황 대표는 “지금까지 북한이 진정성 있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걱정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총리를 지냈다는 공통점 외에는 “이력이나 가치관이 너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향후 여야 구도가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심화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굳이 (이 대표와의) 연을 말한다면 제가 검찰에 근무할 적에 국무총리였다. 같은 대한민국 공무원”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손 대표는 아예 “저는 정치를 꽤 오래했는데 우리 정치가 품격이 떨어진다”며 작심하고 한국당 전당대회 레이스를 비판했다. 황 대표가 전대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통합 이야기를 거론한 것을 두고 손 대표는 “당 대 당 통합 이야기를 꺼내지 마라. 이는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일이자 다당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폭정을 막는 데 힘을 합치자”고 하자 손 대표는 “여야가 무조건 대립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거듭 핀잔을 줬다.
황 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우선 당 내부부터 통합되고 더 나아가 넓은 통합까지 이뤄가는 일들이 차근차근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또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라는 게 국민의 가장 큰 바람”이라며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황 대표는 이날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또 첫 당직 인사로 한선교 의원(60·경기 용인병)을 당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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