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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감원 뜻대로… 함영주 하나은행장 3연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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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감원 뜻대로… 함영주 하나은행장 3연임 포기

김형민 기자 , 장윤정 기자 입력 2019-03-01 03:00수정 2019-03-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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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행장, 지성규 부행장 내정… 금감원 관치논란 더 거세질듯
경영 성과에 연임 사실상 확정적… 금감원, ‘채용비리 재판’ 우려 표명
하나銀 반격했지만 못 밀어붙여, 정치권 공방 비화도 큰 부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3연임을 포기했다. 차기 행장에는 지성규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56)이 내정됐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우려하며 함 행장의 퇴진을 압박해왔다.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은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최종 후보로 지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지 내정자는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으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당초 하나은행의 차기 행장에는 함 행장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함 행장은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이후 첫 은행장으로서 조직 안정에 기여했고 임기 내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있는 함 행장이 계속 행장 직을 수행하다가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CEO 공백이 우려된다”며 함 행장의 연임을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에는 금융감독원 간부들이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따로 만나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해 관치 논란도 일었다.

복수의 금융계 관계자는 “함 행장이 당국의 압박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하나금융도 금융당국과 맞서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함 행장 카드를 결국 접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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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과 금감원의 갈등이 정치권으로 번져가는 것도 함 행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금감원의 인사 개입을 두고 ‘금융계 블랙리스트’라는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하자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국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실무자는 직무에서 배제된 채 재판을 받는데 왜 행장은 직무를 계속하며 연임도 가능한가”라며 함 행장의 연임 포기를 주장했다.

하나금융은 1년 전에도 인사 문제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세 번째 연임 시도가 자신이 선출한 사외이사들을 통한 ‘셀프 연임’이라고 비판했지만 청와대가 민간회사에 대한 인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결국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금감원은 “함 행장은 검찰의 기소를 받고 재판 중이라는 점에서 김 회장 연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함 행장을 계속 압박했다.

함 행장의 연임 포기에 따라 관치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CEO 선임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결국 당국의 뜻대로 관철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리스크가 은행의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이지, 관치가 아니었다”며 “행장 선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에 있음을 면담 과정에서도 명확히 밝혔다”고 해명했다.

지성규 내정자는 하나금융 내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서울은행 출신인 김정태 회장이나 함 행장과 달리 하나은행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지 내정자는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장,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 전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등을 지냈다. 은행의 글로벌사업부문을 이끌며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임추위는 새 하나카드 사장으로는 장경훈 하나은행 부행장(56)을 추천했다.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 하나캐피탈 윤규선 사장 등은 유임됐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
#금감원#함영주#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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