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전문대 졸업식 찾은 文대통령…독립운동·사회공헌 메시지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1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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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DJ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 졸업식 두 번째 참석
이명박·박근혜, 방문만 3차례씩...경제회의·단순방문 목적
靑 "설립자 삶, '혁신적 포용국가' 정부 철학과 맞닿아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전문대 졸업식을 찾은 것은 역대 현직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기록됐다. 2001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충북 충주의 충청대학교 졸업식을 처음 찾은 뒤 18년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부천의 사립전문대인 유한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사회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의 힘찬 새 출발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졸업식 축사에서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하루하루가 여러분 인생의 답이 될 것이다”, “능동적인 대처만이 변화를 이겨내는 길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는 여러분이 돼 달라”는 등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직 대통령이 행사나 단순 방문 목적이 아닌 전문대 졸업식을 찾은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그동안은 특정학교의 홍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관학교나 경찰대학, 서울대 졸업식 외에는 좀처럼 참석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3월6일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을 참석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총 세 차례 전문대를 방문했지만 졸업식에 참석하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교육부 신년 업무보고(서울예대·2014년 2월13일), 교육현장 시찰(대구 영진전문대·2014년 9월15일),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연계방문(충북보건과학대·2015년 2월4일) 등의 목적으로 전문대를 찾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농업인과의 대화(전주 농수산대학·2010년 7월8일), 국민경제대책회의 주재(부천대학·2010년 10월14일), 비상경제대책회의(부산 해양대학·2012년 5월12일) 등을 전문대에서 소화했다.

전문대 졸업식에 참석한 첫 사례를 만든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평민당 총재 시절 여소야대 국회 때 정무장관을 지낸 정종택 충청대 총장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2001년 2월21일 졸업식을 찾았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축사에서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참혹한 도전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메시지는 충청대 졸업생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유한대학교 졸업식 참석을 결정한 계기는 설립자인 故유일한 선생이 살아왔던 삶과 무관치 않다.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 선생의 경영철학은 우리 사회에 적잖은 울림을 줬다.

게다가 어린 시절 독립군 사령관을 꿈꾸며 성장해서는 독립군 활동을 지원했던 그의 삶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을 앞둔 시점에서 상징성을 갖기 충분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축사에서 “15살 유일한은 한인소년병학교를 지원했고, 재미 한인들로 구성된 맹호군 창설의 주역이 됐다”며 “이후 기업을 일으켜 독립군의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소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상을 받은 56명의 졸업생에게 축하인사도 건넸다. 총동문회상을 수상한 여학생은 졸업생 대표로 단상에 올라 문 대통령과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후 졸업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졸업식에 앞서 유 선생의 묘역을 둘러보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전직 대통령 묘역이 아닌 일반인의 묘역을 찾은 것도 이례적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유한대 졸업식 참석 배경과 관련해 “독립운동가, 기업인, 교육가, 사회사업가 등 유 박사의 삶이 ‘다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대한민국’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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