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목표 높을수록 좋다? 너무 높으면 되레 성과 떨어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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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 가능성 10% 미만일 경우, 의욕 저하로 무기력 느끼기 쉬워
노력하면 가능한 수준이라야 긍정적 동기부여로 성과 높아져

우리는 흔히 목표는 가능한 한 높게 잡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쉬운 목표를 세우면 금방 달성하게 돼서 그 이상의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추가적인 성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경영학자들도 쉬운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어려운 목표를 설정하는 게 기업 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과도하게 높은 목표는 직원들로 하여금 아예 목표 달성을 포기하게끔 만들 위험이 있다. 또 직원들이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실제로 달성 자체가 불가능한, 과도하게 어려운 목표의 부작용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66호에 실린 저널워치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미국의 연구진은 ‘어려운’ 목표와 ‘매우 어려운’ 목표를 구분해 어느 쪽이 성과에 더 유리한지 분석했다. 어려운 목표는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매우 어려운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거나 달성 가능성이 10%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연구진이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환자 정보 입력 실험을 실시한 결과 어려운 목표를 부여받은 집단(A)의 성과가 목표가 없는 집단(B)과 매우 어려운 목표를 부여받은 집단(C)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성과자 집단에서 이 같은 차이가 두드러졌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목표가 높더라도 주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거나 개인의 업무 집중력이 높으면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는 달랐다. 매우 어려운 목표를 부여받은 집단(C)의 성과는 피드백 내용이나 업무 몰입도와 상관없이 어려운 목표를 부여받은 집단(A)보다 낮았다. 그만큼 목표의 난도 자체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목표가 너무 어려워서 실패 경험이 늘어나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늘어나 업무 의욕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성과를 달성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무기력을 느끼기 쉽다. 결과적으로 기업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달성 가능한 목표는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돼 더욱 열심히 일해서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이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업이 목표를 부여할 때 직원 개개인의 과거 업무 수행 수준을 파악하고 달성 가능성이 높은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준다. 특히 경영진은 전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달성이 불가능한, 너무 어려운 목표는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달성 가능성#10% 미만일 경우#의욕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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