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제치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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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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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표 49표 중 34표 얻어…평양과 사상 첫 공동개최 도전
박원순 서울시장 “반드시 올림픽 유치 성공하겠다”

2032년 열린 35회 하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 후 함께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투표 결과 대의원 49명이 34명이 서울을 찬성했다. 서울은 1988년 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평양과 공동으로 하계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2019.2.11./뉴스1 © News1
2032년 열린 35회 하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 후 함께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투표 결과 대의원 49명이 34명이 서울을 찬성했다. 서울은 1988년 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평양과 공동으로 하계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2019.2.11./뉴스1 © News1
서울특별시가 공동유치를 제안한 부산광역시를 제치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신청도시로 선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일 오후 2시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의원총회를 열고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설 도시로 서울을 확정했다. 서울은 부산과 경합을 벌인 끝에 총 유효표 49표 중 과반 이상인 34표를 얻어 부산을 따돌렸다.

2032년 하계올림픽은 남북이 공동으로 유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19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 공동 유치가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이후 남북은 두 차례 체육분과회담을 열고 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을 구체화했다.

서울은 남북이 2032년 하계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북한의 평양과 함께 유력한 유치 후보도시로 꼽힌 가운데 부산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산은 ‘부산과 서울의 공동 개최’를 제안했지만 결국 평양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각종 인프라에서 강세를 보인 서울을 뛰어넘지 못했다.

먼저 부산이 유치를 위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직접 단상에 올라 “2032년 하계올림픽은 남북이 함께 유치해 역사적인 평화올림픽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그래서 저는 개최지를 선정하는 이 자리에서 하나의 담대한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고 부산-서울의 공동 유치를 제안했다.

이어 오거돈 시장은 “부산과 서울의 공동 유치를 기반으로 북측도 평양과 다른 도시를 공동 개최지로 선정한다면 한반도 전체가 평화올림픽을 치러내는 세계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직접 발표에 나섰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은 625년 동안 이어져온 한국의 브랜드”라며 “북한의 수도 평양과 격이 맞는 도시이며, 대회 이후에도 시설물들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이미 서울은 평양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 때 보여준 기민한 대응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추가 재정 투입 없이도 효과적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각종 인프라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두 도시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뒤 유치신청도시 선정위원회의 평가보고가 이어졌다. 김영채 선정위원장은 “두 도시 모두 유치에 필요한 조건을 상회했으며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됐다”고 보고했다.

평가보고를 끝으로 유치신청도시 선정을 위한 최종 절차인 투표가 진행됐다. 대한체육회 정관에 의거해 올림픽 종목 소속 대의원들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이 가볍게 부산을 제쳤다.

유치신청도시로 선정된 서울의 박원순 시장은 “마지막까지 열심히 경합해주고 축하해준 오거돈 부산시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만의 행사가 아니고 대한민국 온국민의 행사다. 최선을 다해 반드시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서울에 축하의 말을 건넨다. 하지만 부산과의 공동유치 기본 정신은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시민 모두와 서울이 중심이 돼 북측과 공동개최할 한반도 평화올림픽을 가슴 뜨겁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이 유치신청도시로 최종 선정된 결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된다. 오는 15일 남북과 IOC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3자 회의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유치 의향서가 IOC에 전달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절차도 있다. 이날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유치신청도시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부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절차에 불과해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본격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경쟁이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IOC 헌장에는 올림픽이 열리기 7년 전 개최지를 선정하는 것으로 적시돼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 9월 열릴 IOC 총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 공동개최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올림픽 사상 첫 공동개최가 된다. 서울은 1988년 이후 44년만에 다시 하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도시로도 기록된다.

현재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남북 외에도 독일, 중국,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륙 순환 개최 원칙에 따라 2032년은 아시아 또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개최될 것이 유력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4년 대회는 프랑스 파리(유럽), 2028년 대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북아메리카)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진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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