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없는 곳서 편히 쉬길” 김용균씨 60일만에 장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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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영결식 2500명 참석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노제를 마친 뒤 영결식 장소인 광화문광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노제를 마친 뒤 영결식 장소인 광화문광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언젠가 엄마 아빠가 너에게로 가게 될 때 그때 엄마가 두 팔 벌려 너를 꼭 안아 주고 위로해 줄게.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결식장. 추위 속에 볼이 빨개진 채로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던 김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끝내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고 60일 만의 장례였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유족과 노동·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김 씨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7시 충남 태안화력 9, 10호기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울로 올라와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노제를 이어갔다. 운구행렬 맨 앞에 김 씨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졌고, 대형 영정과 꽃상여, 운구차가 뒤를 이었다. 노제 참석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 ‘위험과 차별 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과 ‘김용균님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쓰인 보라색 풍선을 들고 뒤따랐다. 이날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8.6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였지만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운구차 뒤를 따라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광장까지 약 1km가량을 행진했다.

이날 낮 12시부터 진행된 영결식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송경동 시인 등 노동·시민사회 인사들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등 2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김 씨의 유해는 화장 절차를 거친 뒤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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