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직원이 도맡는 公기관 야간당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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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국가공무원 비율 절반 넘었는데 69곳중 63곳 男만 숙직… 불만 커져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남자만 숙직을 하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본보가 정부 부처 52곳과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등 공공기관 69곳을 조사한 결과 63곳(91.3%)에서 남자만 숙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도 숙직을 서는 부처는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경찰청, 법제처 등 4곳이었다. 광역지자체 중에는 서울시와 인천시에서 여성 공무원도 숙직을 하고 있다.

숙직은 당번 근무자가 대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직장에서 밤새 근무한다. 긴급상황에 대비해 대기하거나 야간 민원전화 등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7일 남자 직원이 숙직을 맡고, 여자 직원은 토·일요일 이틀간 낮 시간대 당번 근무(일직)를 선다.

여성 공무원이 많지 않았던 1970, 80년대에는 남자가 숙직을 도맡는 것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많이 높아졌는데 남자만 계속 숙직을 서게 되면 근무 주기가 갈수록 짧아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국가직 여성 공무원 비율은 1997년 32.4%에서 2007년 45.2%로 높아졌고 2017년(50.2%)에는 남자보다 많아졌다.

서울시는 ‘남성만 숙직을 하는 것은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 1월부터 남녀가 동등하게 숙직을 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서울시 관계자는 “임신부와 만 5세 이하 아동의 육아를 도맡는 남녀 직원은 배제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공무원 숙직#남자직원 숙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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