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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알고는 못 먹을 시식대, 내 탓 아니라는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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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알고는 못 먹을 시식대, 내 탓 아니라는 대형마트

동아일보입력 2019-02-08 00:00수정 2019-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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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맞아 동아일보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 9곳의 시식코너 위생 관리 실태를 취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기름때가 낀 지저분한 조리도구를 제대로 설거지도 안 한 채 사용하고, 먼지투성이 창고에서 시식용 음식을 손질하는 곳이 허다했다. 이런 음식을 지금까지 고객에게 권해 왔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대형마트는 단순히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즐기는 공간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시식코너는 부모를 따라온 어린이들이 대형마트에서 앞장서 들르는 장소다. 그러나 조리 과정을 직접 본다면 아이들에게 먹일 마음이 도저히 생기지 않을 위생환경에 방치된 곳이 적지 않은데 이는 시식코너 운영 체계의 맹점에서 빚어진다.

대형마트 측은 시식코너는 식품업체가 직접 운영하고 있어서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식품업체들은 휴식시간에 시식대 덮어두기, 설거지하기 등 위생지침을 파견 직원들에게 교육하고 현장을 점검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겉핥기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세미 주방세제 등 기본적인 설거지 도구조차 지급하지 않는 곳도 많다. 더 근본적인 책임은 마트 측에 있다. 현행법상 시식코너 직원의 근태를 직접 관리 감독할 수는 없다고 해도 위생관리가 불량한 시식대에 대해 식품업체 측에 시식코너 운영 중단, 제품 퇴출 등 책임을 물을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조치는 대형마트가 고객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시식은 마트 판촉 활동의 일환이다. 소비자가 시식대에서 만족을 느끼고 제품을 구매하면 대형마트도 함께 이득을 보는 구조다. 돈은 함께 벌면서 책임은 식품업체에만 미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 돈을 받고 파는 물건에 대해 납품 단계부터 판매 이후까지 엄격하게 관리하고 책임을 지듯이 시식코너도 비슷한 수준의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 소비자의 신뢰는 불결한 시식코너처럼 작은 구멍에서 무너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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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시식코너#위생 관리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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