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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성화’ 1년… 갈수록 짙어지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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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성화’ 1년… 갈수록 짙어지는 그림자

이헌재 기자 입력 2019-02-07 03:00수정 2019-0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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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올림픽, 성과 컸지만
심석희 등 ‘스포츠 미투’ 터지고 팀 킴-여자아이스하키 잡음에
경기장 사후 활용도 접점 없어
지난해 2월 9일 강원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가 점화한 성화가 환하게 타오르고 있다(왼쪽 사진). 평창에서 ‘영미 신드롬’을 만들었던 여자 컬링 ‘팀 킴’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의 폭언과 부당했던 처우 등을 폭로해 충격을 줬다. 동아일보DB
9일이면 강원도 평창 밤하늘을 환하게 밝힌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화가 타오른 지 정확히 1년이 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동안 몰랐던 겨울올림픽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태극전사들의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요즘 평창의 영광스러운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화려함 뒤에서 곪아왔던 한국 스포츠의 치부가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축제는 한순간이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 평창 올림픽의 빛

“한국은 하늘이 돕는 나라인 것 같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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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극적인 장면의 연속이었다. 대회 직전 결정된 북한의 참가와 남북 공동 입장으로 ‘평화 올림픽’이 구현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실현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에 알렸다. 대회 운영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던 개회식의 강추위도 없었다.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획득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종합 7위를 했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 남자 스노보드 이상호의 은메달, 여자 컬링 은메달 등 그동안 메달이 나오지 않았던 종목에서 첫 메달이 쏟아진 것도 고무적이었다.

이 같은 평창 올림픽의 유산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은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5차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합작하며 세계 정상임을 재확인했다. 윤성빈은 지난달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20세 동갑내기 친구로 구성된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춘천시청)은 3일 컬링 월드컵 3차 대회에서 평창 올림픽 우승팀 스웨덴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 빛보다 어두운 그림자

올림픽이 끝난 뒤 불거진 각종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조직의 사유화 등 각종 폐해가 드러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올림픽 직전 불거진 심석희 등 여러 선수 폭행 사건으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심석희는 올 초 조 전 코치로부터 미성년자 시절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심석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체육계 미투’로 이어지며 성적 지상주의로 대표되어 왔던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여자 컬링과 단일팀의 감동을 선사했던 여자 아이스하키도 내분에 휩싸였다.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등 팀 지도자들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했고, 김 전 부회장은 합동 감사 도중 사퇴했다. 단일팀을 이끌었던 세라 머리 전 감독(캐나다)도 선수들의 집단 항명 속에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회 전부터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경기장 사후 시설 활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알파인 스키 경기장이 지어진 강원 정선 가리왕산은 복원과 존치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당초 약속대로 전면 복원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강원도와 정선군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등 일반인의 이용이 어려운 3개 체육시설도 사후 활용 주체 및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시설의 유지에만 연간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김경두#조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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