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산업은행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인력 구조조정 필요성 낮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1일 18시 08분


코멘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1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강행할 필요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그동안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해 인력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다. 구조조정을 계속하면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대우조선은)수조원의 채권단 자금이 100% 회수가능한지 불확실한데, 정상화되면 그 부분을 온전히 해소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공적자금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직간접적인 투입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최종 매각 대상이 현대중공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산은은 삼성중공업도 협상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조속히 삼성중공업에 의사를 타진해볼 것”이라며 “더 좋은 계약을 제시한다면 삼성중공업과도 협의를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 회장, 최대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정재경 산업은행 구조조정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조선소를 합치다보면 겹치는 인력에 대한 업무 구조조정이 걱정되는데.

(이 회장)“그동안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해 인력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라고 판단한다. 인력 구조조정을 계속하면 조선산업 자체의 장기적인 경졍력을 저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것이 더 필요할 수 있다. M&A가 성사되면 장기적으로 판단해 우수인력 유치와 고용유지에 매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대우조선 뿐아니라 현대중공업도 상당한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대우조선은 2년치를 확보한 상태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을 강행할 필요성이 낮다.”

-대우조선에 공적자금이 얼마나 투입됐다고 보나. 예상 회수 시점은.

(이 회장)“얼마를 투입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우조선과 조선산업의 정상화를 위해 이 시점에서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의 차원이다. 회수 목적으로 M&A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성과와 경영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경영정상화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향후 주가상승에 의해 회수자금이 늘어난다. (현재)수조원의 채권단 자금은 100% 회수가능한지 불확실한데, 대우조선이 정상화되면 그 부분을 온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차원만 봐도 중장기적으로 공적자금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직간접적인 투입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능력있는 민간주주가 책임있게 운영하면서 과잉경쟁과 과잉설비를 줄이고 저가수주를 벗어나 적정 수주하면 조속한 정상화가 이뤄지고 고용안정, 기업가치 제고, 채권회수 가능성 제고 등을 통해 국민 혈세를 가급적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수비용과 대우조선의 남은 채무까지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인가.

(이 회장)”인수소요 비용은 우리가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산은이 현물출자하고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에 현금으로 유상증자를 해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구조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현금동원 능력은 있다고 판단한다. 그에 대한 수익성은 나중에 충분히 담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우조선에 대한 유상증자 시기는 언제로 결정됐나.

(정 본부장)”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중 누가 인수자가 되든 간에 결국 절차상 기업결합 승인 등 이런 절차가 다 완료돼야 하기 때문에 유상증자 시점이 구체적으로 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절차가 해결된 후에 증자가 예상된다.“
(이 회장)”이번에 현대중공업과의 협상은 최종 확정된 계약서가 아니다. 조속히 삼성중공업에 의사를 타진해보고, 의사가 있다면 그 조건을 비교해 결정할 것이다. 더 좋은 계약을 제시한다면 삼성중공업과도 협의를 계속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쟁구도다.

(이 회장)”현대중공업과 구체적 협의가 완결된 상태에서 이 내용을 삼성중공업에도 제시하고, 이 내용에 준하거나 보다 좋은 조건으로 제시할 의사가 있는지, 대우조선 M&A에 참여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좋은 조건은 유상증자 액수를 뜻하나.

(이 회장)”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한다.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등 기타 조건이 복잡하다. 그래서 공개경쟁 입찰을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과의 계약 내용을 보고 제시한 내용이 있으면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한다.“
(최 부행장)”내부적으로 정량적, 정성적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 오늘 중 제안 요구서가 전달되고,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삼성중공업과 접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먼저 협상한 이유가 있나.

(이 회장)”본건은 구주를 매각하고 누가 더 계약금액을 많이 쓰느냐는 단순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공개경재입찰 할 사안도 아니라 생각했다. 잠재적 인수 의사가 있고, 인수후 기대한 효과를 얻을 기업이 어디가 있을까 검토한 결과 산업재편 효과를 감안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중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정상화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현대중공업과 우선적으로 협상했다. 현대중공업과 먼저 협상했다고 특혜를 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조건을 삼성중공업에 모두 제시하고 판단할 수 있게해주기 때문에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판단과 결정이 쉬운 이점이 있다.“

-현대중공업과의 협상 과정은 어땠나.

(이 회장)”민간 주인 찾기와 산업재편이 필요하다는 목적에서 현대중공업을 만났고, 방향을 정한 상태에서 상당기간에 걸쳐 M&A 협상 구조를 짰다. 그 과정서 주기적으로 산은과 현대중공업 최고 경영진간에 교류가 있었고 의사 교환이 있었다. 실무진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구조에 대한 협상도 있었다.“

-통합 조선지주는 어떤 형태로 구성되나.

(이 회장)”분할매각이 아니라 대우조선 전체가 현대중공업 등 다른 회사들과 조선지주 밑으로 들어가는 병렬적인 구조다. 개별적인 지배구조와 독립성을 갖고 운영되는 체제다.“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은 어떻게 되나.

(정 본부장)”대우조선 자회사인 조선 3사는 형식상 현대중공업으로 들어간다. 인수후보자는 추후 확정되겠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회사의 지배구조 체제에 포함된다. 그러나 3사는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의 관리절차가 진행 중이라 관리는 지속된다.
(이 회장)“형식적으로는 대우조선을 따라 새 주주 밑으로 가지만 관리책임은 여전히 산은에 남아있다.”

-매각이 완료되면 압도적인 1위와 2위 체제가 된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에 대한 가격 통제 우려가 있는데 지원 방안이 있나.

(이 회장)“매각이 확정되도 조선지주 밑에 있는 독립적 회사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은 유지될 것이다. 협력업체나 기자재 업체의 소위 말하는 가격깍기 등을 걱정하는데 우리는 반대로 생각한다. 조선사들이 과잉경쟁으로 저가수주해서, 비용을 오히려 협력사에 떠넘기려 단가를 낮춰 협력사는 정상적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런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선사가 적정가에 수주하는 것이 우선이고, 협력사들도 적정 가격에 일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계약이 잘 성사되면 조선사가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여 고용이 안정되고, 조선사와 근로자, 협력사, 채권단까지 모두 윈윈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몇 개월씩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독점 우려에 대한 대처방안은.

(이 회장)“기업 결합은 해당국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관련 절차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잘 협의해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두달 내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4~5개월이나 6~7개월은 걸릴 작업으로 생각한다.”

-LNG 분야 등은 합병시 중국 등 국가에서 경쟁 당국이 불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장)“현재까지 양사의 시장점유율로 볼 때 그런 우려사항이 있지만, 현재에도 상당한 시장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발주사나 고객에 미해를 미치는 점은 없다. 향후에도 그런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설득할 것이다.”

-현물출자와 신주발행은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이 회장)“현물출자는 산은이 가진 주식을 조선지주에 출자하는 것이다. 우리 지분을 출자하고 반대급부로 조선지주의 지분을 우리가 획득한다. 협대중공업과 얘기한 것은 조선지주가 대우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획드할 필요가 있어서 조선지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 지분을 획득하고, 우리가 가진 지분은 조선지주에 출자해 조선지주의 지분을 획드하는 구조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이 2조2000억원 정도되는 것을 감안하면, 조선지주에서 2대 지주로 올라서는 것인가.

(정 본부장)“현대중공업이 인수자가 된다는 전제하에서 말하자면, 현대중공업 지주가 조선통합 법인의 약 26%를 보유하고, 산은이 18% 정도를 보유해 2대 주주로 남는다.”
(이 회장)“삼성 중공업이 어떤 제안을 하는지에 따라 다른 구조가 될 수 있다. 산은은 매각하고 손을 떼고자 하는 취지가 아니라 현물출자로 인수자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인수자는 여분의 돈을 대우조선에 투입해 회생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구조에 집중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