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했고 역학관계도 없는데…” 방역당국, 충주 구제역 발생에 당혹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1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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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 충북 충주 축산농가는 앞서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안성의 축산농가들과 아무런 역학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4개월 전에 수의사의 구제역 예방접종을 받은 소에서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면서 방역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1일 충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부 소에서 수포와 침 흘림 증상이 나타난 주덕읍 당우리 A(72)씨 한우농장은 지난해 9월 공중방역수의사(공수의)의 구제역 예방접종을 받았다.

대규모 우제류(발굽이 2개인 동물) 가축 농장은 농장주가 직접 접종하지만, 소규모 농장이어서 공수의가 접종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농장주 직접 접종과는 다르게 꼼꼼한 접종이 이뤄졌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러나 접종을 했더라도 면역력이 떨어진 개체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주가 지리적으로 경기와 연접해 있으나 구제역이 발생한 안성 농가들과는 사료 운반차량 왕래 등의 역학관계가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된 점도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충주 한우농장도 안성 구제역과 같이 O형 바이러스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났지만, 역학관계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파 유형이거나 이미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주 한우농장을 통제하고 있는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공무원 등 10명을 투입해 예방적 살처분에 돌입했다. 살처분은 2~3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살처분 대상은 의심증상 발생 농장의 소 11마리와 반경 500m 이내 농장 2곳에서 사육 중인 소 38마리 등 49마리다. 축사 인근 공터에 미생물을 투입하는 호기호열 방식으로 매몰 처분하기로 했다.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 충주 한우농장 반경 3㎞ 내 우제류 등의 이동이 제한된다. 확산 우려에 커지면서 방역당국이 전국을 대상으로 48시간 이동제한(Stand Still)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충북도와 시는 해당 한우농장 주변에 거점 소독소 3개를 설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충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그 해 2월 주덕읍 사락리와 당우리 돼지 농가 2곳에서 구제역 확진이 나온데 이어 4월에는 소태면 덕은리 돼지농장에서도 발병했다. 매몰처리한 돼지는 총 697마리다.

【충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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