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한전공대에 골프장 부지 40만㎡ 통 큰 기부…뭘 얻을까?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31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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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사회환원 효과
이중근 회장 재판 중…정부와 관계개선 해석도

한전공대 입지로 최종 선정된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일원.(전라남도 제공)2019.1.28/뉴스1 © News1
한전공대 입지로 최종 선정된 전남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일원.(전라남도 제공)2019.1.28/뉴스1 © News1
재계순위 16위 부영그룹의 통 큰 기부로 2022년 개교예정인 한전공대 설립작업은 속도를 내게 됐다. 운영하던 골프장을 대학부지로 기부하면서 부영이 기대할 수 있는 반대급부는 과연 뭐가 있을까?

3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컨트리클럽 부지 72만㎡ 가운데 40만㎡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한전공대 부지로 제공키로 했다.

부영 측의 골프장 부지 무상제공으로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나주 부영CC 일원은 경쟁상대였던 광주 첨단3지구를 제치고 한전공대 입지로 최종 확정됐다.

전남도와 나주시 등이 부지 제공과 관련해 부영 측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며, 한전, 나주시, 부영이 2월 중 체결하는 한전공대 실시협약 과정에서 이 내용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부영이 최소 감정가 7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에 이르는 골프장 부지의 절반가량을 무상으로 기부한 배경에는 금전적인 반대급부보다는 기업의 사회환원 측면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0만㎡를 대학부지로 무상기부하는 대신 남은 부지 32만㎡에는 아파트 건설 등이 가능하도록 용도변경을 약속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주택업계의 판단이다.

해당 면적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용적률 등을 감안하면 600∼700세대를 지을 수 있고, 아파트 건설로 부영이 챙길 수 있는 순수익은 산술적으로 200억원이 약간 넘을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최소 700억원인 골프장을 정리하면서 부영이 챙길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은 200억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번 부영그룹의 골프장 무상제공을 기업의 사회환원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다수다.

재계순위 16위인 부영이 500억원 규모의 사회환원을 통한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전남의 한 중견건설사 대표는 “기업 이미지가 급락해 있는 부영 입장에서 지역의 최대 현안인 한전공대 설립에 500억원 규모의 기부를 통해 얻는 기업이미지 개선 효과는 그 이상일 것”으로 분석했다.

골프장 부지 무상제공 이면에는 현 정부와의 관계개선 의지도 엿보인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430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부영의 주력사업인 주택건설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동안 여러 교육기부활동을 벌여 온 이중근 회장이 고향발전을 위해 한전공대 부지 무상기부라는 통 큰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자리한 부영CC가 한전공대가 들어설 최적의 입지로 판단한 전남도나 나주시의 입장과 부영이 직면한 여러 상황들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는 의견도 많다.

때문에 한전공대 부지 선정을 앞두고 김영록 전남지사가 이중근 회장을 수차례 찾아가 부지제공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건설처럼 골프장 부지는 손쉽게 용도전환을 할 수 있다는 학습효과도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나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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