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기 하강 우려에 ‘비둘기’ 전환…긴축 중단 메시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1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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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0일(현지시간)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 등 통화 긴축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연준은 올해 미국과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본격적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준은 29~30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재의 2.25~2.50%로 유지했다.

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연준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문구를 상당 부분 수정하며 과감한 정책 기조 전환을 시사했다.

이번 성명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향후 조정 사항을 결정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 the Committee will be patient as it determines what future adjustments to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또 지난해 12월까지 성명에 포함됐던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e further gradual increases)”이라는 표현이 삭제됐다. 연준은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아닌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maintain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이 경제 확장, 고용 강세, 2%의 물가 목표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연준은 현재 경제 성장세에 대한 수식어를 “강한(strong)”에서 “견조한(solid)”으로 바꿨다. 최근 몇달 동안 시장 기반의 인플레이션 측정치가 낮아졌다는 표현도 추가됐다.

이와 함께 연준은 긴축 정책의 다른 한 축인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회는 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한 지침을 개정했다”며 “미래 경제 상황이 금리 인하 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완화적(accommodative)인 통화 정책을 정당화할 경우 대차대조표의 규모와 구성을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범위의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금리 인상 만큼이나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던 정책이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 금리 정책과 함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 완화 정책을 썼고, 보유 자산은 4조500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연준은 2017년 10월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고 지금까지 자산 규모를 4000억 달러 가량 줄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너무 빠른 속도로 자산을 축소할 경우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근거가 다소 약화됐다”며 이전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취했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상을 할 필요는 있다(I would need to see a need for further rate increases)”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관건(key)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추가 금리 인상 전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를 끝낼 적당한 시점을 위원들이 고려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큰 보유 규모로 빠르게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의 완화적 메시지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34.90포인트(1.77%) 상승한 2만5014.86으로 거래를 마치며 한달여 만에 2만5000선을 회복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05포인트(1.55%) 오른 2681.05로 마감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5.9bp(1bp=0.01%포인트) 하락한 2.51%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3bp 내린 2.679%를 나타냈다. 채권 수익률 하락은 가격 상승을 뜻한다.

함 반홀즈 유니크레딧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연준이 투자자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모든 것을 줬다”며 “현재로서는 아무도 ‘펀치그릇’을 치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낮아졌다. CME그룹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6월까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20%로 낮췄다. 또 1년후 금리가 오를 확률은 27%, 내릴 확률은 10%로 반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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