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산채 방문때 킹크랩 로그인 기록… 시연자 진술과 일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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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 법정구속]재판부 “김경수 킹크랩 시연 참관 인정”


‘2016년 11월 9일 오후 8시 7분, 가입 인증번호가 856(라오스 국가번호)으로 시작하는 네이버 아이디 3개.’

30일 김경수 경남도지사(52)를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법정 구속한 1심 재판부가 ‘킹크랩’(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초기 모델 시연을 김 지사가 봤다는 증거로 인정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다. 당시 김 지사 앞에서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50·수감 중) 등이 킹크랩 시연을 하기 위해 라오스 계정을 이용한 증거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후에 조작이 불가능한 객관적인 물증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모두 부인하는 것은 죄질이 나쁘다”며 김 지사를 비판했다.

○ 김 지사 방문 날짜에 맞춰 킹크랩 개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6월 수사에 착수한 뒤 2016년 11월 9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킹크랩 초기 모델을 작동시킨 객관적 증거를 찾는 데 주력했다. ‘2016년 11월 킹크랩 초기 모델 시연→12월 킹크랩 완성형 제작→본격적인 대선 여론 조작’ 등 김 지사의 혐의를 설명하는 첫 번째 연결고리가 킹크랩 초기 모델 시연이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킹크랩 초기 모델 시연이 없었다면 김 씨 측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완성형 모델을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특검팀이 전달받은 수사 기록엔 김 씨의 측근 ‘둘리’ 우모 씨(33·수감 중)가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했다는 진술만 있었다.


특검팀은 2016년 11월 9일 오후 8시경 김 지사가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타고 산채에 왔다가 오후 9시 20분경 떠난 사실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이 시간대에 네이버 온라인 뉴스에서 1번 이상 댓글을 단 아이디 전체를 확인했다. 이 중 수작업과는 완전히 다른 킹크랩의 작동 패턴과 유사한 로그 기록을 보이고, ‘옵티머스뷰2’ 휴대전화 기종에서 사용된 아이디 3개를 찾았다.

킹크랩은 휴대전화로 작동시키는데, 우 씨는 시연을 좀 더 잘 보이게 할 목적으로 다른 기종보다 액정의 가로 크기가 상대적으로 넓은 이 기종을 사용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당시 오후 8시 7분부터 23분까지 16분 동안 이들 아이디의 로그 기록을 확보했다. 이 3개 아이디는 라오스에서 구한 유심(휴대전화 가입자 식별 카드)을 사용해 휴대전화로 네이버에 회원 가입을 한 계정이었다. 특검팀은 이 유심을 우 씨에게 전달한 사람도 파악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 방문 날짜에 맞춰 킹크랩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댓글 작업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대통령인사수석과의 통화 기록도 물증


재판부는 김 지사가 지난해 6·13지방선거까지 댓글 작업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김 씨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여기에는 김 지사가 2017년 12월 28일 조현옥 대통령인사수석과 통화한 사실 등 특검팀이 제출한 통화 기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날 김 지사 측으로부터 경공모 측근 ‘아보카’ 도모 변호사(62)가 일본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김 지사는 당시 오전 9시 47분경 조 수석과 2분 17초 동안 통화했다. 이후 김 지사는 당시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던 한모 씨(50)와 통화를 했고, 한 씨는 이어서 김 씨와 통화를 했다. 김 씨는 오후 5시 58분경 한 측근에게 “오사카가 힘들고 센다이 총영사 얘기를 해서 골치가 아프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정성택 neone@donga.com·이호재·김동혁 기자
#김경수#드루킹#법정구속#킹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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