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가족’ 김남길 “가족 좀비영화보다 히어로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3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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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묘한 가족’ 출연진. 왼쪽부터 김남길, 정가람, 엄지원, 이수경, 정재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영화 ‘기묘한 가족’ 출연진. 왼쪽부터 김남길, 정가람, 엄지원, 이수경, 정재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좀비보다 무서운 건 인간의 이기심 아닐까요.”

이민재 감독이 독특한 좀비영화 ‘기묘한 가족’(제작 씨네주)을 내놓으면서 밝힌 출사표다. 최근 더 자주 봐서 익숙한 좀비영화와는 출발부터 다르다. ‘공포의 대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존재’로 좀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엉뚱하면서도 새롭다.

‘기묘한 가족’은 연출을 맡은 이민재 감독이 10여년 전 고안한 시나리오에서 출발했다. 그 사이 숱한 좀비영화와 드라마가 등장했고, 좀비물은 이제 친숙한 장르가 됐다.

그래서일까. ‘기묘한 가족’은 기존 좀비영화와 ‘다른 길’을 택했다. 물리면 옮는 강력한 전염성, 무조건 피하고 봐야 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상징되는 좀비와는 전혀 다른 존재를 탄생시켰다. 새로운 좀비영화를 원하는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수 있지만, 그만큼 보편적이거나 대중적이지는 않다.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 이민재 감독은 “가족이 나오는 코미디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의 시작을 밝혔다. 이어 “가족 코미디 영화 안에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찾다가 좀비라는 존재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길 대신 낯설면서도 새로운 방식을 택한 감독은 “처음 생각하고 구상한 대로 마음껏 만들었다면 아마 영화가 완성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기획단계에서 제작진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배우들과도 의견을 공유하면서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기묘한 가족’은 인적이 드문 조용한 시골마을, 문을 닫은 주유소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한 가족 앞에 낯선 좀비(정가람)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하와이 여행이 꿈인 아버지(박인환)는 좀비에게 물린 뒤 몰라보게 젊어지고, 가족들은 이에 착안해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회춘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자발적으로 좀비에게 물리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만드는 상황이 거침없는 웃음을 만들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뒤이어 좀비물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영화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좀비영화의 상징으로 통하는 ‘부산행’을 일종의 가이드로 삼는 부분도 의외의 웃음을 만드는 대목.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원인이 제약회사에서 벌인 불법적인 실험에서 기인한다는 설정 등이 대표적이다. 좀비 세계관을 이어가는 차용이라 할 만하다.

이민재 감독은 “어떤 집단의 구성원이라고 해도 그 집단에 의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때가 많지 않느냐”면서 “그런 이야기도 함께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2월14일 개봉하는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월14일 개봉하는 영화 ‘기묘한 가족’의 한 장면.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김남길·엄지원 코미디 활약 “연기하면서도 행복”

코미디 장르에 나서면 늘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배우 김남길의 활약은 ‘기묘한 가족’으로도 이어진다. 앞뒤 생각 없이 일단 저지르고 보는 둘째 아들 역의 그는 “좀비 소재이지만 공포에 국한하지 않은 장르가 신선했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휴먼드라마로 받아들이고 참여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히어로물 같다”며 웃었다.

맏며느리 역의 엄지원도 스크린에서 오랜만에 코믹한 매력을 아낌없이 보인다. 한동안 액션과 스릴러 등 무거운 장르에 참여하면서 “감정을 쏟느라 힘들었다”는 그는 “힐링이 필요한 순간 ‘기묘한 가족’을 만났다”고 했다.

영화에서 엄지원은 ‘2%’ 부족한 남편(정재영)을 적극 코치하는 강단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인다. “코미디 연기를 할 때 스스로도 행복해진다”는 그는 “출연한 배우들 모두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덕분에 오랜만에 배우들끼리 화합하는 기회였다”고 돌아봤다.

‘기묘한 가족’은 설 연휴가 끝난 2월14일 개봉한다. 현재 극장가에서 코미기 열풍을 만드는 ‘극한직업’의 인기를 이어받을 코미디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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