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소년, 매년 1만명 학교 떠난다…고1 시기 이탈 집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0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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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 거주중인 학생들 중 매년 1만명이 치열한 입시경쟁 등을 피해 학교를 떠나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등학교와 중학교 취학을 미뤘거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 자퇴 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는 청소년이다.

서울에서만 매년 1만명 넘는 학교 밖 청소년이 발생하고 있다. 2015년 1만1144명, 2016년 1만950명, 2017년 1만1546명이 학교를 등졌다.

현재 서울 학생 93만8000명 중 약 8만명이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서울시는 30일 설명했다.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공교육 이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업중단 사유로는 유학·출국(60.2%)이 가장 많다. 이어 부적응이 9.8% 질병이 2.6%, 가사가 0.8%, 기타가 26.9%다.

학교이탈 후 생활방식은 학업형(50.4%)이 가장 많다. 직업형이 32.4%, 은둔형이 11.2%,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무위형이 6.0%다.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A씨는 어머니와 한부모 가정에서 지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머니가 일본에서 돈을 벌었다. A씨는 조부모, 이모와 함께 생활했다.

A씨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부터 인터넷게임 중독에 빠졌다.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만남을 위해 가출을 반복했다. 이로 인해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아 약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A씨는 중 2때 잦은 가출과 성적 스트레스 끝에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조부모의 권유로 기숙형 대안학교, 도시형 대안학교에 입학했지만 모두 적응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금은 서울시 직업역량강화프로그램을 거쳐 정규직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B씨는 집안에 오랜 시간 홀로 방치되다시피 하며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택적 함구증 진단을 받았다. 사람들과 눈을 맞추거나 대화를 전혀 할 수 없게 돼 학교생활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B씨는 2년간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다시피 하다가 구청 사회복지사를 통해 상담을 받게 됐다. 그는 초졸검정고시, 중졸검정고시, 고졸검정고시를 단계별로 합격했다. 의사소통도 가능해졌다. B씨는 간호사가 되겠다며 수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C학생은 서울시와 인터뷰에서 “학교를 다니면 수학여행이나 수련회를 가는데 학교를 나오고 나니까 그런 기회가 없더라”며 “저처럼 학교를 안다니는 친구들이랑 같이 만나서 얘기도 하고 놀고 추억도 만들고 싶은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그런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학생은 “돈도 벌고 싶은데 배운 게 없으니 마땅히 일하고 돈을 벌 데가 없다. 그래서 오토바이 타고 배달대행 알바나 하고 그랬다”며 “제가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덕분에 인턴십도 진행할 수 있었고 이제 정규직도 되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회들이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학생은 “학교를 안 가게 되면 사실 갈 곳도 그렇게 마땅치 않고 만날 친구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되게 힘들다”며 “그래서 우리 같은 애들을 위한 검정고시 지원이나 애들이랑 만날 수 있는 공간, 이런 저런 활동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

시는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와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지원사업 확대·강화, 비인가 대안학교 지원 확대, 학교 밖 청소년 발굴·지원 협업체계 강화 등을 포함한 ‘2019년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계획’을 30일 발표했다.

시는 학교 밖 청소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조사를 3월부터 9월까지 실시한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공식 통계는 학교 이탈 시점(발생 수, 원인)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정책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실태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의 발생 원인, 이행경로(교육, 진로, 사회참여 등)별 실태와 활동상황, 공공·민간의 지원 현황, 청소년의 정책적 욕구 등 부문에 걸쳐 이뤄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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