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인희 고문, 섬세·강력한 리더십으로 삼성그룹서 독립해 한솔그룹 일궈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0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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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타계한 고(故) 이인희 고문은 삼성그룹에서 독립해 오늘날의 한솔그룹을 일궈낸 국내 대표 여성경영인이다.

이 고문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의 장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고모이기도 하다. 이 고문 삼성가의 맏이로서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으며, 부친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은 1991년 전주제지를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시켜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독자경영에 나섰다. 이 고문은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최초로 순 우리말을 사용해서 사명을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고문은 회사 안팎에서 여성 경영인으로서 섬세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경영활동에 있어서는 담대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췄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통해 분리 당시 제지사업 중심이던 한솔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이인희 고문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공로가 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어린시절부터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착실히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은 이인희 고문의 필생의 역작으로 꼽힌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화제가 됐으며, 세계적인 ‘빛의 마술사’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 개나 설치돼 개관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이 고문은 여성인재 육성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우리나라 유일의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을 이끌 여성파워를 만드는데 공헌했다.

두을장학재단은 이 고문의 모친 고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받들어 삼성가 여성들과 함께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두을장학재단은 지난 17년간 약 5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자녀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씨, 조자형씨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며, 영결식 및 발인은 다음달 1 일 오전7시30분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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