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한화의 ‘과거청산’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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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30일 0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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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출국하기 이틀 전인 29일까지도 2019시즌 연봉 계약 내용을 발표하지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린 외야수 이용규, 최진행과의 협상 또한 완료하지 못했다. 내부 FA 3명 중 27일 내야수 송광민과 2년 총액 16억 원(계약금 3억+연봉 총액 5억+옵션 총액 8억)에 계약했을 뿐이다. 다른 구단들과 비교하면 연봉 협상이든 FA 협상이든 더딘 편이다.

연봉 미계약자 중에선 투수 송은범의 이름이 눈에 띈다. 지난해 4억5000만 원에서 2억5000만 원이 삭감된 2억 원을 새 시즌 연봉으로 제시 받은 까닭에 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송은범 역시 2014시즌을 마치고 3년 총액 34억 원에 KIA 타이거즈를 떠나 한화로 이적한 FA 출신이다.

한화는 2012년 말 기둥투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LA 다저스 입단), ‘양김’ 김응용-김성근 감독 시절(2012년 10월~2017년 5월)을 거치면서 ‘FA 수집’에 열을 올렸다. 2012시즌 이후 외부 FA 영입(총 7명)에만 321억 원을 쏟아 부었다. 단숨에 FA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

아쉽게도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은 실패한 투자였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2017년 박종훈 단장, 2018년 한용덕 감독이 잇달아 취임한 뒤로 한화의 기조는 분명히 변했다. 외부영입보다 내부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6시즌을 마친 뒤로 FA 시장에서 과감히 발을 뺐다. 그럼에도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달성했다. ‘양김’ 감독이 이루지 못한 성과다.

한화가 2014~2016년 FA 시장에서 영입한 외부 FA 7명 중 2명은 이미 팀을 떠났다. 배영수는 두산 베어스, 심수창은 LG 트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19년 FA 시장을 거치면서 여기에 또 한 명이 추가될지도 모른다. 2018년 FA 협상 때 내야수 정근우는 적잖은 진통 끝에 한화에 잔류했지만, 지금 이용규는 그보다 한층 험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이제 한화에선 온정주의보다 신상필벌 원칙이 부각되고 있다. 연봉 협상에서든 FA 협상에서든 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과거청산의 성격이 짙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큰 후과를 낳는지 톡톡히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흥미롭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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