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킹덤’ 김성훈 감독 “무한자유 문구에 혹해서 계약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30일 06시 57분


김성훈 감독은 ‘킹덤’에 대한 가장 인상 깊은 반응으로 “조카의 ‘삼촌, 한국이 이렇게 예뻤어?’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성훈 감독은 ‘킹덤’에 대한 가장 인상 깊은 반응으로 “조카의 ‘삼촌, 한국이 이렇게 예뻤어?’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넷플릭스 첫 한국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

넷플릭스 파격 지원…협업하길 잘해
배우들 연기력 논란? 다시 해도 함께


김성훈 감독에게 ‘킹덤’의 시작은 2016년 여름 김은희 작가와 서울 여의도의 한 편의점 앞에서 나눈 맥주 한 잔이었다. 김 감독은 “겨우 맥주 한 잔에 넘어가다니. 그 짧은 생각의 대가를 2년 반 동안 치르고 있구나 싶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단번에 ‘킹덤’에 합류한 건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좀비도, 사극도, 드라마도, 넷플릭스도 그에게는 처음이었다.

“김 작가가 ‘킹덤’을 제안했을 때 고민을 오래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듣자마자 ‘하지, 뭐’라는 말이 나오더라. 새로운 매체가 정말 궁금했다. ‘창작자에게 무한한 자유를’이란 넷플릭스 광고 문구에도 유혹당했다. 하하하!”

● “넷플릭스와 협업, 주변에 추천하고파”

‘킹덤’은 25일 190여개국에서 공개됐다. 김성훈 감독은 “이런 방식은 처음이라 우리도 낯설다”고 말했다. 그래서 반응 한 구절 한 구절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좋은 것만 보려 애쓰자”는 마음이라며 웃었다.

“드라마의 새로운 유통방식 그리고 해외에 선보이는 사극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시청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몰리는 건 당연하다. 가장 의미 깊었던 건 미국으로 이민 간 조카의 ‘삼촌, 한국이 이렇게 예뻤어?’라는 질문이었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움’이란 반응이 빠지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라인업 공개 현장에서 ‘킹덤’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달 2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에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파격적인 지원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촬영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까지 넷플릭스는 ‘제재나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킹덤’의 결과가 시스템 안에서 재생산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좋은 인재들이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고, 시청자도 양질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킹덤’의 시작과 끝, 김은희 작가

김 감독에게 “대한민국 톱” 김은희 작가가 ‘킹덤’의 시작이었듯, 그 끝 역시 마찬가지였다.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서 익히 알았지만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가 나태함을 모르는, ‘워커 홀릭’임을 여실히 느꼈다. 즐기는 사람은 정말 이길 수 없다. 한때 우리 둘 다 일이 없을 때도 있었다. 함께 성장하면서 ‘킹덤’을 내놓은 걸 서로 자축하고 있다. 김 작가의 남편이자 나와 절친한 장항준 감독은 ‘내가 키운 두 자식들이 다 잘됐다’며 자랑스러워한다. 하하!”

“다시 해도 이 배우들과 하겠다”고 마음 먹게 만든 주지훈, 류승룡, 김상호 등 주연들의 연기도 ‘킹덤’의 화제에 불을 붙였다. 김 감독은 “ ‘킹덤’을 보면 뿌듯하다. 이야기 자체로는 시즌4나 5까지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세계관을 넓혀 시즌을 늘리면 좋겠다는 원대한 꿈도 있다”고 했다.

● 김성훈 감독


▲ 1971년 2월20일생
▲ 2003년 영화 ‘오! 해피데이’ 조감독
▲ 2006년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연출 데뷔
▲ 2013년 영화 ‘끝까지 간다’ 연출
▲ 2014년 제51회 대종상 감독상·청룡상 각본상(끝까지 간다)
▲ 2016년 영화 ‘터널’ 연출,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10대 영화상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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