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타자로 봐주셨으면…” 투타겸업, 강백호의 속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9일 2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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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강백호가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백호는 투타 겸업에 대해 “타자 강백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강백호가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백호는 투타 겸업에 대해 “타자 강백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사진제공|KT 위즈
“제가 타자로 못했기 때문 아닐까요? 타자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2019시즌을 앞둔 KT 위즈의 화두 중 하나는 강백호(20·KT 위즈)의 투타겸업이다. 이강철 신임감독(53)이 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여러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강백호가 데뷔 시즌인 지난해 타자로 눈부신 성적을 냈기 때문에 의아한 시선도 있다. 하지만 KT 내부에서는 강백호의 마운드행은 덤일 뿐, 기본적으로 타자로 완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철 감독 이하 KT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을 위해 29일 인천공항을 찾았다. 이날도 강백호의 투타겸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 감독은 “(강)백호를 투수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진 능력을 확인하고, 가능성이 있다면 겸업을 해볼 생각이다. 타자 강백호의 기량을 조금이라도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교 시절 최고구속 150㎞를 상회하는 속구로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로 주목을 받은 강백호의 자질 점검 차원인 셈이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 강백호의 불펜피칭을 직접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대전제는 ‘투수 강백호’가 ‘타자 강백호’에 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KT 수뇌부 모두가 이를 인지하고 있다. 강백호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감독님이 주문하신다면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안 된다 싶으면 감독님과 나 모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팔꿈치와 어깨 통증은 전혀 없다. 만약 투수를 하다가 통증이 생기면 투수를 포기하면 된다. 최대한 하는 데까지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결국 지난해 고졸신인 최다홈런을 세운 타자 강백호가 최우선순위인 셈이다.

이어 강백호는 “투타겸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결국 지난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외야수로 보여준 결과가 아쉬웠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까”라며 “(팬들이) 나를 타자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강백호는 투타겸업을 했던 아마추어 시절에도 타자에 대한 욕심을 더 드러내왔다. 지난해 올스타전 당시 마운드에 올랐을 때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만 되풀이했다. 팬 서비스 차원의 1이닝 정도 소화라면 모를까, 아직 전문적인 투타겸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 막 첫 발을 뗐을 뿐이다. 지난해 29홈런을 때려내며 주목받은 강백호는 “기복 없이 완성된 외야수가 되고 싶다. 30홈런이 목표다.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아직 타자로도 해보지 못한 것이 많다. 강백호에게는 그 갈증을 해소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더 큰 듯하다.

인천국제공항|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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