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 논란 속 한국판 CES 개막…홍보 부족에 전시장 한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9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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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몰랐어요. 우연히 들렀는데 아이들이 최신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진작에 대대적 홍보를 했으면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올 수 있었을 것 같아요”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에 참석한 한 가족 단위 관람객은 이처럼 이번 전시회 홍보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이번 전시회는 세계 최대의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전시된 국내 혁신제품을 보다 가까이서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래서 일명 ‘한국판 CES’, ‘동대문 CES’로 불리며 기대가 컸다.

하지만 무료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 일반인 관람객들은 많지 않았다. 역시 홍보 부족이 이유였다. 이날 오후 들어서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하나둘 찾으며 오전보다는 활기를 띠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수준이었다.

행사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인 관람객을 중심으로 전시회 참여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관람객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 기대대로 관람객이 늘어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먼저 오늘부터 31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일정과 평일인데다, 오늘에서야 미디어를 통해 서서히 알려지고 있는 만큼 과연 이틀동안 얼마만큼의 사람이 몰릴지 예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취지에 대해 “이번 전시회는 올해 CES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은 우리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제품을 국민에게 공개해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혁신성장을 모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홍보와 관심을 유도해야 하지만 이번 행사를 알고 있는 참가자들은 많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한국판 CES를 관람하기 위해 DDP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 다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가 우연히 이번 행사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개막 열흘을 앞두고 기업들에게 촉박하게 통보된 일정 탓에 홍보 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습이었다.

막상 전시회를 관람해도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번 행사는 AR·VR, 스포츠엔터, 헬스케어, 스마트홈·시티, 로봇 등 5가지 주제에 맞게 혁신제품이 전시된다고 알려졌지만, 주제와는 상관없이 회사 부스 중심으로 운영돼 전시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랩스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해 35개사가 참가하는 데 그쳐 전체 규모도 크지 않았다. 전시장 전체를 돌아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나마 대기업 전시 부스를 제외하면 관람을 할 콘텐츠도 많지 않았다. 대기업이 호응하며 전시회로서 구색은 갖췄지만 전체 콘텐츠의 질은 아쉽다는 평가다.

LG전자의 세계 최초로 화면을 둥글게 말았다 펴는 것이 가능한 롤러블 TV, 크기를 무한대로 늘릴 수 있는 삼성 마이크로LED TV,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솔루션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등 CES를 주름잡은 제품 앞에는 관람객이 몰리면서 동영상을 찍는 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들 부스를 제외하면 볼거리가 마땅치 않아 보였다. 중견·중소기업의 부스는 담당 직원도 한 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다수의 관람객을 받기에는 공간도 좁았다.

한 참가기업 관계자는 “급하게 준비된 만큼 관람객들이 보시기에 부족한 면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기업 제품의 우수성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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