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복동 할머니, 더 사셨으면 평양도 다녀올 텐데…”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9일 17시 08분


코멘트

“고향이 절실한 분들이라도 먼저 북한에 다녀올 수 있어야”
현직 대통령 첫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빈소 조문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위안부 피해자 고(故)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조문하고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북미정상회담이 열려서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할머니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후 상주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와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등과 면담했다.

현직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를 조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김복동 할머니가 수술받은 뒤 진통제를 맞아가며 의지 하나로 버티셨다”라며 “아흔넷 나이에 온몸에 암이 퍼졌는데도 9월 오사카를 다녀오고 수요집회도 다녀오시는 등 정신력으로 버티셨다. 의료진이 다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 어머님하고 연세가 비슷하신데 훨씬 정정하셨다. 참 꼿꼿하셨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끝까지 해달라” “재일 조선인 학교를 계속 도와달라”고 말했으며 “나쁜 일본”이라고 일본에 대한 분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이어 “(김 할머니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빨리 와야 한다, 오면 금으로 된 오장을 만들어 주겠다. 김정은이라고 새겨진 그 금도장으로 통일문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스물세분 남으셨죠. 한 분 한 분 다 떠나가고 계신다”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며 길 할머니를 챙겼다.

문 대통령이 평양 서성리 76번지가 고향인 길 할머니에게 ‘평양에 가 보셨나’라고 묻자 길 할머니는 “차로 지나가 봤는데 예전에 있던 게 없대요”라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 어머니 고향은 흥남이다. 저는 남쪽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한 절실함이 덜 하지만 흥남출신들은 모여서 고향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는 제가 그 모임에 가고는 했는데 모일 때마다 흥남 출신 신부님이 어디선가 함흥, 흥남 최신판 지도를 가지고 오셨다”며 “여기는 아파트단지고 여기는 어디고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도를 둘러싸고 함께 봤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산가족들이 한꺼번에 다 갈 수는 없더라도 고향이 절실한 분들이라도 먼저 다녀올 수 있어야 한다”며 “고향은 안 되더라도 평양 금강산 흥남 등을 가면서 반소원이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길 할머니에게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가 “늙은이가 오래 살면 병이고 젊은이가 오래 살아야 행복이지”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함께 오래 살면 되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부족한 게 많으니 어르신들이 이끌어주셔야죠”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