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호류사 전설의 금당벽화 모습 드러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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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그려진 日현존 最古 불화… 고구려 승려 담징 작품으로 구전
1949년 화재손상후 수장고 보관, 보존위원회 “2021년 일반공개”

일본 나라현 호류사 금당벽화 12폭 중 6번째 벽에 그려진 ‘아미타정토’. 7세기에 그려진 작품이다. 호류사 제공
일본 나라현 호류사 금당벽화 12폭 중 6번째 벽에 그려진 ‘아미타정토’. 7세기에 그려진 작품이다. 호류사 제공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화인 나라현 이카루가정 호류(法隆)사 금당벽화가 2021년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금당벽화는 일본에 종이와 먹을 전수한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것으로 구전돼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호류사 금당벽화보존활용위원회는 “금당벽화를 보관해온 수장고의 내진 진단 결과, 상태가 양호해 2021년 일반인 공개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금당벽화는 1949년 화재로 손상된 뒤 수장고에 보관됐고 매년 제한된 인원만 볼 수 있었다.

금당벽화는 호류사 금당 벽 12면에 그려진 불화다. 7세기 일본 아스카(飛鳥) 시대에 그려졌고 일본 내 불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적 걸작인 이 벽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968년 모사화까지 제작했다. 당시 회화 거장 14명을 선별해 1년 동안 원작을 복원했다. 현재 호류사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바로 이 모사화다.

금당벽화를 누가 그렸는지에 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담징이 수나라와 싸워 이긴 조국의 소식을 먼 일본에서 전해 듣고 벽화를 그리는 내용의 소설 ‘금당벽화’는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 학계에서는 금당벽화가 담징의 작품이 아니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금당벽화는 호류사가 670년 불에 탄 뒤 710년 재건될 때 다시 그려졌다. 하지만 담징은 607년경 일본에서 활동해 100여 년의 시간 차가 있다.

다만 ‘금당벽화가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4년 호류사 경내에서 불에 탄 1차 건축물의 벽화 파편 60여 점이 발견됐는데 이 작품이 고구려계 화공들의 작품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진짜 금당벽화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금당벽화보존활용위원회 위원장인 아리가 요시타카(有賀祥隆) 도쿄예술대 객원교수는 “2021년은 호류사를 창건한 쇼토쿠(聖德) 태자의 사망 1400년”이라며 “이때 일반 공개를 하자고 사찰에 제안하겠다”고 했다. 호류사 측도 수장고 보존 대책을 세운 뒤 금당벽화를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호류사#금당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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