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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참여” vs “양보 안돼”… 거리감만 확인한 지도부-강경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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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참여” vs “양보 안돼”… 거리감만 확인한 지도부-강경파

박은서 기자 , 유성열 기자 입력 2019-01-29 03:00수정 2019-01-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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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경사노위 참여 또 불발]민노총 ‘20년만에 대화 복귀’ 무산 위기
거수 표결하는 대의원들 28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두고 거수로 투표하고 있다. 이날 표결은 대회장을 14개 구역으로 나눈 뒤 각각의 안건에 대해 거수한 대의원 수를 직접 세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8일 소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정기 대의원대회가 10시간 9분 동안 찬반 공방만 벌이다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산회했다.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두고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이나 결론짓지 못하면서 ‘결정 장애 민노총’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노총은 강경파가 제시한 경사노위 불참안과 온건파가 제시한 수정안(경사노위에 일단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추진할 경우 즉시 탈퇴)을 함께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김명환 위원장은 “새 안을 마련해 임시 대의원대회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정안까지 부결되면서 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는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배수진 친 지도부와 강경파 간 공방전

이날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67차 대의원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는 경사노위 참여를 강력하게 호소했다. 경사노위 참여가 부결되면 현 지도부는 리더십을 잃고 총사퇴 수순을 밟아야 한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는 현 정부에 대한 환상이나 기대감이 있어서가 아니다. 타협과 양보를 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개혁 과제를 관철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경사노위는 과거 노사정위원회와 다르다”며 “독소 조항이 빠지면서 합의 기구에서 협의하는 기구로 성격을 변경해 의결 요건이 강화됐다”고 설득했다.

이에 강경파가 잇달아 마이크를 잡았다. 한 대의원은 “아무 결정을 하지 않고 협의만 하는 기구라면 도대체 왜 들어가는 것이냐”고 지도부에게 쏘아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일부 대의원은 아예 경사노위 불참 안건을 수정안으로 상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규정대로 회의를 진행하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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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이 계속되자 보건의료노조 등 8개 조직은 “경사노위에 일단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강행하면 경사노위를 즉시 탈퇴하고 즉각 총파업 투쟁에 들어가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에 지도부는 불참안과 절충안을 함께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됐다.

이어 민노총 지도부가 제시한 원안을 표결에 부칠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원안을 표결하지 않고 일단 논의를 중단하겠다”며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새 안을 내겠다”며 29일 0시 9분 산회를 선언했다.

○ 강경파의 힘에 밀린 지도부

이날 대회는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 소집됐지만 강경파의 반대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오후 2시 개회를 앞두고 조합원 수십 명은 대회장 앞에서 ‘경사노위 참가 말고 투쟁 결의로’라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대회장 안에도 ‘경사노위 불참하고 즉각 대정부 투쟁으로’ ‘경사노위 참여 결정은 노동개악 합의입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개회 시점에 출석이 확인된 조합원은 977명으로 전체 대의원(1270명)의 절반(635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10월 경사노위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을 감안하면 참석률이 급증한 셈이다. 이 때문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이 예상과 달리 무난하게 의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강경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의원이 앉은 자리를 일일이 찾아가 ‘경사노위 참가가 노동자에게 독이 되는 아홉 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책자를 돌렸다. 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채 20년 동안 해온 대로 강력한 투쟁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강경파에 발목이 잡히면서 경사노위 참여를 주장해온 김 위원장 등 지도부의 뜻은 이날도 관철되지 않았다.

박은서 clue@donga.com·유성열 기자
#민노총#대의원대회#경사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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