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폭염 때마다 반복되는 ‘전기료 폭탄’ 제거… 한전 수입은 유지
더보기

폭염 때마다 반복되는 ‘전기료 폭탄’ 제거… 한전 수입은 유지

송충현 기자 입력 2019-01-29 03:00수정 2019-01-29 09:3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전기료 누진제 개편안 가닥

한국전력 태스크포스(TF)가 검토 중인 전기료 개편안은 여름마다 반복되는 ‘전기료 폭탄’ 논란을 줄이려는 것이다. 전기 사용량이 적은 가구의 요금을 높이는 대신 사용량이 많은 가구의 요금을 내리는 방식으로 누진율을 지금의 3배에서 1.5배로 줄이면 전기를 많이 써도 요금이 덜 올라가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제 벌써부터 올여름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못 틀었다”는 원성을 걱정하고 있다.

다만 전기를 적게 쓰는 1단계 누진 구간에 해당하는 가구에 적용해 온 할인 혜택인 필수사용량 보장공제가 폐지됨에 따라 취약계층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기료 폭탄’ 우려에 3년 만에 누진제 개편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와 한전은 올여름부터 적용할 누진제 개편안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요금을 많이 내는 제도로 현재 사용량에 따라 기본요금이 1단계(200kWh 이하) 93.3원, 2단계(201∼400kWh 이하) 187.9원, 3단계(400kWh 초과) 280.6원이다. 한 달에 300kWh를 사용했다면 200kWh까지는 kWh당 93.3원, 201∼300kWh는 187.9원을 적용해 전체 요금을 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전기료 부담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자 누진제를 개편 또는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에 앞서 2016년 말에도 누진제를 손본 적이 있다. 당시 전기요금은 사용량별로 6단계로 최고구간 요금(709.5원)이 최저구간 요금(60.7원)의 11.7배였다. 이에 따라 현행 3단계 누진구간에 누진율 3배로 최저, 최고 간 격차를 줄였지만 ‘전기료 폭탄’ 논란은 여전하다.


○ 월 최고 1만9000원 내는 가구 불이익 가능성

정부는 현행 필수보장공제를 폐지하고 현재 ‘3단계 누진구간, 누진율 3배’인 요금체계를 ‘3단계 누진구간, 누진율 1.5배’로 완화하는 안에다 여름에 한해 최고 요금을 적용받는 일부 가구의 요금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전기를 덜 쓰는 가구에 무조건 혜택을 주는 현행 할인 혜택을 없애는 대신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가구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필수보장공제는 전기를 적게 쓰는 1단계 사용자에게 월 2500∼4000원 범위에서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1단계 사용자의 월 전기료는 최고 1만9000원 정도다.

한전이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필수보장공제 수혜자는 958만 가구지만 이 중 취약계층은 1.7%에 불과했다. 여기서 말하는 취약계층은 1세 이하 출생아를 둔 가구, 가구원 5인 이상 가족, 사회복지시설 등이다. 소득 기준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정부와 한전은 이를 근거로 전기를 적게 쓴다고 저소득층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재산이 121억 원인 김종갑 한전 사장도 국정감사에서 “나도 일반가구로 분류돼 월 4000원을 공제받는다”고 했다. 곽 의원은 “필수보장공제가 폐지되면 사실상 전기요금이 오르는 효과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1단계 누진구간의 요금을 그대로 둔 채 3단계 요금만 인하하면 한전 매출이 줄어들 수 있어 1단계 요금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누진제를 개편하되 한전의 수입은 유지되도록 하는 묘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누진제 자체를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누진제를 없애면 전기 과소비를 막고 한전의 수입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단일요금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평균 요금이 지금보다 오를 수 있다.


○ 저소득층 지원 확대로 요금 상승 압박 일부 해소

개편안대로 누진제가 바뀌면 소득 수준이 높은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일부 취약계층의 요금 부담도 증가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장애인, 유공자, 저소득층 등에 주는 요금 할인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1단계 누진구간의 가구 중 취약계층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게 문제다. 정부는 최근 전국 1만 가구를 표본 조사해 전기 사용량과 소득 수준을 확인하려 했지만 약 3000가구가 소득을 밝히지 않아 분석에 애를 먹고 있다.

전기 사용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현행 누진제를 개편하면 전기 사용량이 급증할 수도 있다. 당국으로선 전기료 개편안 발표 이후 각종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여러 시나리오의 개편안을 공개한 뒤 공론화 과정을 거치거나 내부 토의 후 최종 방안 한 가지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전기료#누진세#누진제 개편#문재인정부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