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탓 말고 아세안 가라” 김현철에…야권 “망언” “함량미달”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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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8일 2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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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서 2019년도 신남방정책특위 주요 추진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8/뉴스1 ⓒ News1
김현철 신남방정책특위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서 2019년도 신남방정책특위 주요 추진정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1.28/뉴스1 ⓒ News1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28일 고용절벽으로 고통 받는 젊은층, 구조조정 당한 중·장년층,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한 자영업자를 질책하는 듯 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28일 ‘50, 60대들이 우리나라에서는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소셜미디어(SNS)에서 험악한 댓글을 다는데, 그러지 말고 아세안이나 인도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면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내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김 경제보좌관이) 우리나라에서는 국문과 등 문과 나오면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말하는데, 그런 학생들을 몽땅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며 “자유한국당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상처 입은 국민들께 정중히 사과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3년차 접어들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정부가 야기한 고용참사, 분배실패, 투자위축의 경제위기로 고통당하고 계신 국민들을 할 일 없이 산에 가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경제성장률 높은 외국으로 보내고 싶다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아세안으로 떠나야 할 사람은 김현철 보좌관”이라며 “함량미달의 경제 보좌관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중동 가라’의 제2탄인가? 도대체 전 정권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눈에 뵈는 게 없는 정부다. 경제보좌관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은 외면한 채 자국민을 타국으로 내쫓으려고 하는 게 정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에서 일자리 만들 자신은 없는 것인가? 무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다. 청와대는 사람 보는 안목이 그렇게도 없는가? 그 대통령에 그 경제보좌관”이라며 “아세안으로 떠나야 할 사람은 김현철 보좌관이다. 무능에 답이 없다. 세금이라도 아끼자”고 비꼬았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가 꿈꾼 ‘나라다운 나라’가 ‘탈조선’인가”라고 물으며 “문재인 정부의 주장은 ‘대한민국에 청년들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하라’는 박근혜 정부의 주장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정권을 바꿨더니 문재인 정부는 ‘나가 살면 살기 좋다’고 주장한다. 이게 무슨 해괴한 주장인가?”라고 물으며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희망과 미래, 발전이 있는 국가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여당이 정치개혁, 경제개혁, 검찰개혁 등 국가대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개혁은 하기 싫고, 경제를 살리는 것도 여의치 않으니 청년들과 중장년층에게 ‘탈조선을 하라’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약속인 ‘내 삶을 책임지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사라지고 난데없이 ‘타국에서 삶’을 찾으라는 것인가”라며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김현철 보좌관은 국민께 정중하게 사과하고 정부는 상처 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변인은 “촛불정부에서 박근혜 정부와 다를 바 없는 발언을 마주하는 국민들은 당혹스럽고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청년과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는커녕 이를 탓하고 탈조선을 조장하는 발언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걸림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발언을 한 김현철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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