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명품배우 4인4색, 영화 완성도 높인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8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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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증인’의 박근형-염혜란-장영남-이규형(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증인’의 박근형-염혜란-장영남-이규형(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명품배우들의 명품연기가 영화의 가치를 높이는 힘이 되고 있다.

2월13일 개봉하는 영화 ‘증인’(감독 이한·제작 무비락)은 주인공 정우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그의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만드는 상황에도 시선을 뗄 수 없는 작품이다. 화려한 스타 캐스팅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증명하는 배우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증인’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면서도 작품의 메시지를 공고히 다진 배우들은 박근형과 염혜란, 장영남 그리고 이규형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만난 배우들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간의 활동을 뛰어넘을 만한 연기를 통해 관객의 감성을 파고든다.

박근형은 주인공인 정우성의 아버지 역을 맡고 실제 부자 사이 같은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인정 넘치는 그는 어려운 친구를 외면할 수 없어 빚보증을 선 탓에 변호사인 아들에게까지 큰 빚을 남긴 아버지. 정도 많고 사랑도 많은 그는 40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 아들에게 동네 아주머니들이 추천한 ‘며느리 후보’ 사진을 내미는 귀여운 면도 지녔다.

이에 더해 앞선 시대를 살아낸 어른으로서 다음 세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몫도 잊지 않는다. 아들의 생일에 쓴 편지에서 “세상은 비정하고 모순투성이이지만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건네면서 만드는 감동은 스크린을 넘어 고스란히 관객에 전달된다.

정우성도 박근형과의 호흡을 만족해했다.

큰 키에 넓은 어깨까지 체구까지 닮아 실제 아버지와 아들 같은 모습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에 반가움을 표한 정우성은 “아버지와 하지 못한 소소한 일들을 박근형 선배님과 연기로나마 나눌 수 있어 대리만족을 했다”고 밝혔다.

이규형과 염혜란 그리고 장영남이 보이는 적재적소의 활약에도 눈을 떼기 어렵다.

이규형은 변호사인 정우성과 살인사건을 놓고 맞붙는 검사 역할.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정의감 넘치는 검사나 권력의 편에 선 검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노련한 변호사 정우성과 비교해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지만 정의를 향한 열정, 넘치는 인간미로 관객 앞에 선다.

살인사건 용의자인 염혜란, 그 사건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 소녀의 엄마인 장영남은 이야기의 긴장과 이완을 불어넣는 역할로 활약한다.

이미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저력을 확인시킨 염혜란은 ‘증인’을 통해 막강한 내공을 과시한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실제 그 인물로 보이게 만드는 탁월한 연기력 덕분에 관객이 ‘증인’의 전개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키맨’의 몫까지 해냈다.

자폐를 가진 딸을 둔 엄마이자, 세상의 편견에도 맞서야 하는 인물의 장영남은 특유의 강단 있는 매력을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간다. 편견에 맞서 용기를 내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흔든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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