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통화, 24일 수락…‘김경문호’ 탄생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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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8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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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KBO총재,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왼쪽부터)이 28일 서울 강남구 KBO회관에서 국가대표 선임 기자회견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News1
정운찬KBO총재,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왼쪽부터)이 28일 서울 강남구 KBO회관에서 국가대표 선임 기자회견 후 손을 맞잡고 있다. © News1
“피하기 싫었다.”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누군가는 맡아서 해야 할 자리이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이 전격적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8일 오후 2시 서울 도곡동 KBO회관 7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문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김경문 감독은 1순위 후보로 꼽히면서도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절친한 사이인 선동열 감독이 좋지 않은 모양새로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병역 논란으로 국가대표 감독 최초로 국정감사장에 불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이어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운찬 KBO 총재가 “전임감독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불명예스럽게 감독직을 내려놨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야구 대표팀 감독 자리에는 ‘독이 든 성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김경문 감독 역시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절친한 사이인 선동열 감독이 물러난 자리를 이어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하지만, 주변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결단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피하는 모습은 보이기 싫어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수락했다”며 “선동열 감독의 고충은 감독을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프리미어12에서 선 감독의 마음까지 합쳐서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한다”고 감독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은 예상보다 빨리 수락 의사를 보였다. 기술위원회 2차 회의가 끝난 23일, 김시진 기술위원장이 오후 4시께 김경문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날 만남을 약속했다. 다음날인 24일에는 김시진 위원장이 KBO의 장윤호 사무총장, 정금조 사무차장과 함께 김경문 감독을 만났다.

감독 선임을 발표한 뒤 김시진 위원장은 “누군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말씀드렸고, 감독직 수락 여부를 떠나 야구에 대한 많은 얘기를 한 시간 정도 나눴다”며 “마지막으로 ‘이렇기 때문에 수락을 해주셔야 됩니다’라고 못을 박았다”고 만남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시진 위원장의 진심이 전달됐는지 김경문 감독은 그 자리에서 수락 의사를 내비쳤고, KBO는 27일 감독 선임 기자회견 사실을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8일, 김경문호가 공식으로 출범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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